조강특위, 진박 공천 파문 본산
대구경북 우선 쇄신 뜻 시사
사실상 총선 물갈이 마찬가지
대상 폭 확대될지 관심 집중

자유한국당 조직특별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가 20대 총선 당시 진박 공천 연루자들을 인적청산 우선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TK) 지역이 인적청산의 주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총선 당시 TK지역 현역의원들 중 대다수 의원들은 진박 마케팅을 했거나 친박성향을 띠었기 때문이다. 이번 인적 청산 작업이 2020년 총선 공천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총선 물갈이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조강특위의 한 관계자는 “당의 갈등과 분열의 시작점이자 원점을 확인하고 이 부분에 대한 처리가 필요하다”며 “유능하고 참신한 신인을 발굴하고 영입하기 위해 정치 지형상 유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인적쇄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내 입장이 아니라 당밖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 분명하고 엄정하게 심사하고,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 진박 논란을 일으켰던 인사들은 한국정치의 진전을 위해서라도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강특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영남 지역은 그나마 한국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당 때문에 유권자들이 어쩔수 없이 찍은 사람들 중 유권자들에 고마움을 표시하거나 당을 위해 분골쇄신하지 않는 분들이 있으니 그런 분들은 양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럴 경우 진박 공천 파문의 본산인 TK지역에 대한 인적쇄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는 TK지역을 중심으로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지낸 진박 후보를 낙하산 공천하려는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거셌기 때문이다.

실제 진박 감별은 대구에 집중됐다. 정종섭(대구 동갑)·추경호(대구 달성)·곽상도(대구 중·남) 의원 등이 대표적인 진박의원들이다. 또 ‘진박 감별사’라는 신조어를 유행시켰던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탈당해 대한애국당을 창당했고, 불법 선거운동으로 구속 수감된 이재만 전 최고위원은 김무성 전 대표의 옥쇄 파동으로 선거에 출마하지 못했을 정도다. 경북지역에서는 백승주(구미갑) 의원 등이 대표적인 진박 의원으로 손꼽힌다. 뿐만 아니라 경북지역은 일부 의원을 빼곤 모든 의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친박계와 연결돼 있다. 실제 초선인 A의원은 공천 당시 친박계 핵심인사가 공천을 줬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따라 조강특위가 진박 공천 연루자 대상 폭을 확대할 경우 TK지역 물갈이 폭은 예상외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조강특위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조장 또는 방치한 것으로 판단되는 인물들과 친박·비박 갈등을 포함해 당의 분열을 부추기는 데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도 집중 심사를 펼칠 예정이다.

특히 ‘공천=당선’으로 여겨지는 전통 텃밭인 TK지역에 참신한 신인 정치인을 우선 배치, 세대교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우파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 자유시장경제나 안보관에서 당 이념과 맞지 않는 입법안을 내거나 발언을 한 의원들도 인적청산 대상에 포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강특위는 지난 16일 오후 회의에서 △상대적 인물 경쟁력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저지할만한 역량을 겸비하고 활동해왔는지 여부 등 정성평가의 심사 기준과 방법을 확정했다. 이를 위해 조강특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일주일에 4∼5차례 회의를 열어 인적쇄신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내달 초·중순에는 전국 253개 당협 중 교체 대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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