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확보·현안 해결 위한 국회 간담회 자리서
대구취수원·통합공항 이전 갈등의 골만 깊어져

▲ 지난 31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대구·경북(TK) 발전협의회가 31일 대구 취수원 이전, 대구공항 통합 이전 문제를 놓고 서로 머리를 맞댔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지역 연고에 따라 서로 다른 주장만 제기하면서 별다른 해결책을 만들지 못한 채 대구와 경북간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는 게 참석자들의 평가다.

TK가 지역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도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같은 충돌은 자칫 지역 최대 현안들을 더욱 꼬이게 만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TK발전협의회는 이날 아침 국회 제2세미나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지역 최대 숙제인 대구 취수원 이전, 대구공항 통합이전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대구의원들은 취수원 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당 곽상도(대구 중·남) 의원은 “대구 중구에 오시는 분들을 상대로 취수원 이전 거리 서명을 받다보면 대다수 시민들이 이걸 왜 이제 하느냐고 화를 내는 분들이 적지않다. 대구시민들이 민감하게 생각하고,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는 30∼40대 젊은층들도 모두 서명한다”며“이대로 내버려두면 한국당에 상당한 데미지가 올 것이라고 본다. 경북의원들이 적극적인 해결책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구시가 물값을 더 내서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게 구미에서 지원해주자는 과감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물산업 클러스터, 환경공단, 인증원 문제 등이 얽히고설킨 문제다. 이런 문제가 얽혀 있어 해결이 안된다”며 “며칠 밤을 새더라도 발상의 전환을 해서 해결하지 않으면 하세월”이라고 강조했다.

TK발전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은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구미시, 대구시, 경북도 단체장이 같은 당일 때 해결하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 “무방류시스템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걸 검증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그게 무용한 시스템이 되면 시간만 버리게 된다”고 했다.

반면, 구미 취수장이 지역구인 장석춘(구미 을) 의원은 대구시의 안일한 대응을 정면비판했다. 장 의원은 “대구시민이 깨끗한 물을 먹는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대구에서 진정성있게 접근했는지 되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자치단체간에 심도있는 대화가 이뤄진 후 공론화를 하는 게 맞다”며 “저같은 경우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식이든 대변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이철우 경북지사는 “중앙에서 보면 물 문제로 대구와 구미간에 다투듯 있으니까 대구와 구미 위상이 말이 아니다”면서 “대구시도 장 의원의 말처럼 구미시를 설득하는 방안이 결정되면 무엇이든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대구시가 전략적으로 진정성있게 다가가지 못했다는 말씀을 뼈 아프게 받아들겠다”면서 “우리나라 법상으로는 강물에 상수원보호구역 주민들은 재산권 침해만 받고 아무런 혜택이 없다. 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혜택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량과 수질에 문제가 없고 상수원보호구역에 안들어간다면, 대구와 같이 쓰면 대구시가 그분들에게, 구미시장에게 현금으로라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또 “해평취수장을 같이 쓰도록 관을 연결하는데 4천억원 든다고 한다. 더 올라가면 조 단위로 들어간다. 그럼에도 해평취수장이 공동이용이 안된다고 하면 다른 대안을 만들어야 된다”며 “그 부분을 하면서 무방류시스템에 대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검증도 같이 해 나가는 방안으로 하겠다. 구미시민들이 반대하면 취수원 이전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구공합 통합 이전 문제를 놓고는 권 시장과 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이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 의원이 “대구에서 군 공항만 보내겠다는 얘기가 나와서 군위·의성지역민들은 ‘촌놈이라고 무시하나’, ‘군공항만 보내면 우리가 받아줄 줄 아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자존심만 상해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항이전 논의 자체가 백지화될 수 있다”며 대구시의 적극적 대처를 주문했다.

이에 권 시장은 “군공항만 경북에 갈 수 없다. 군공항만 간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반대하기 위한 사람들이 지어낸 것이다. 통합공항 이전은 TK미래를 여는 길이다. 이런 부분은 같이 설득하고 싸워나가야 할 문제”라며 “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여권 중심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정치적 반대를 위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답변에 김 의원은 “군사공항과 민간공항이 같이 이전해야된다는 걸 몰라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대구시에 군사공항만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두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지역 주민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데 왜 가만 있느냐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마치 어린애한테 훈계하듯 그런 식으로 이야기 하시니까 심히 듣기가 불편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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