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복덕 전 포항시의회 부의장

지난주 KBS-1TV에서 방영된 자연다큐멘터리 ‘안동호 쇠제비갈매기의 비밀’은 경북매일신문이 6년에 걸쳐 추적 보도한 결과물이었기에 지역 시청자로서는 의미가 남달랐다. 지역 일간지가 관심을 가지고 추적 보도한 것을 공중파 방송이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사례는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안동호 쇠제비 갈매기의 비밀’은 경북매일신문이 지역의 더 큰 신문으로 거듭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낱 작은 물새의 이야기이지만 지역 언론의 역할을 통하여 세상에 알려진 쇠제비 갈매기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완성된 공중파 방송의 시작은 경북매일신문이었다. 그들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없었다면 세계적인 희귀 바다새 쇠제비 갈매기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생생한 화면으로 보지도 못하고 그저 그런 새(鳥)로 묻혔을 지도 모른다.

경북매일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5차례에 걸친 추적보도를 통해 말 못하는 날짐승의 사연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또 안동호 쇠제비갈매기를 지키고, 난개발로 사라진 쇠제비갈매기의 생태계를 복원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경북매일의 추적 보도는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켜 ‘쇠제비갈매기의 보전과 생태자원화’를 주제로 한 국제세미나가 열린 바 있으며 정부에서도 실태조사와 본격적인 연구를 착수하는 계기가 되었다.

‘바다새가 왜 내륙의 호수로 날아 왔을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한 지역 언론의 추적은 6년의 시간을 넘어 공중파를 타면서 이제 그 궁금증이 해소됐다.

경북매일신문과 KBS 취재팀은 낙동강 하구 을숙도가 고향인 쇠제비갈매기가 내륙의 안동호로 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수변생태계의 환경변화가 일어났음을 지적했다.

인간들도 주변 환경이 좋지 않으면 이사를 가듯이 인간보다 더 민감한 작은 미물들이 이사를 갈 수밖에 없는 숙제를 인간들에게 줬다고 본다는 지나친 비약일까.

쇠제비갈매기는 세계적인 멸종 위기 조류이고, 여러 나라들이 법을 제정하면서까지 보호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쇠제비갈매기를 보호종으로 지정해 서식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일이지만 이후에 일들이 더 많은 만큼 그 끈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독자가 궁금해 하는 일들을 언론이 앞서주고 때론, 찾아주는 것도 언론의 몫일 것이다. 비단, 쇠제비 갈매기뿐만 아니라 언론이 관심만 가진다면 어떤 조직과 단체보다도 사회적 사안의 공론화에 앞서 있다고 본다. 쇠제비갈매기 다큐 제작과 방송을 계기로 심층취재와 추적보도 등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알 권리를 주는 지역 언론의 역할이 한층 강화되었으면 좋겠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추적을 통해 쇠제비갈매기 문제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낸 경북매일신문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