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규 리

기억으로 한채의 집을

지을수 있음을

가뭇없이 물위에 부유하는

물새 둥지가 있었네

천년의 까마귀 날개로 여는

연꽃늪

사무친 절규로 질척이며

알알이 영그는 사랑스토리

백일홍 약속

붉은 꽃망울 하르르

어깨 나란히 펴고 비상하네

더 이상 너의 시간속에

살지 않기에

우두커니 기대앉은 잉여의 시간속

나는

신라 천년의 연꽃 연못 서출지에서 시인은 진흙 속 천년의 시간을 읽고 있다. 연꽃 진 자리에 해를 향해 꼿꼿이 선 연밥과 연못 둘레에 곱게 피어난 목백일홍이 어우러진 서출지에서 설화 속 까마귀와 사랑을 떠올리며 영원의 시간 속으로 걸어가는 시인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