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우먼파워! 여성들의 힘이다. 우먼파워가 거세게 부는 건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현상인 듯하다. 미국은 지금 중간선거로 한창 분주하다. 미북 협상도 중간선거의 변수가 크게 작동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 후보자를 뽑는 경선에서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여성이 당선됐다고 한다. 이번 경선에서 승리해 주의회 의원 후보가 된 여성은 3천명이 넘어 역대 최고라고 한다. 연방 상원의원 후보도 2012년 18명에서 22명, 하원의원 후보는 2016년 167명에서 235명으로 늘었다. 주지사 후보도 16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여성과 여성이 맞대결을 벌이는 곳도 여러 곳 있다고 한다.

한국도 여성을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으로 탄생시켰다. 과거 여성총리도 있었고, 외교부 장관도 여성이다. 이제 여성장관은 화젯거리도 되지 않는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도 전세계 평균에는 못미치지만 20%에 달하고 있다. 공학분야도 여성의 진출이 눈에 띈다. 70년대 대학시절 공대 입학생 600명 중 여학생은 단 3명이었고 큰 화제가 됐다. 보통 1∼2명 입학하는데 3명이나 입학했으니 단연코 화제였고 남학생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그런 시절이었다. 이제 대부분 대학의 공대에서도 20% 정도가 여학생으로 채워진다. 생명, 컴퓨터공학, 수학 등 여학생 선호분야 뿐만아니라 기계, 토목, 에너지 자원 같은 중후장대한 분야에도 여학생의 진출이 눈에 띈다.

공학뿐만 아니라 법조계도 마찬가지다. 필자의 대학 시절엔 인기있던 A여대는 단과대별로 배지 색깔을 달리했는데 법대 단과대학 색은 까만색이었고, 그 당시 까만 배지는 인기는 적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법과대학은 최고의 인기 단과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사법연수원을 갓 졸업한 신임 법관의 여성비율이 70%를 넘고 있다. 올해 임관한 신임 검사 절반도 여성으로, 법조계의 ‘우먼 파워’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대법원이 최근 임명한 법관 중 여성이 70%를 차지했다고 한다. 지금 전체 법관 3명 중 1명은 여성이라고 한다. 이 비율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 여성법관이 남성법관보다 많아질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이런 추세는 검찰도 마찬가지다. 검찰청 한 곳에 1∼2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임명된 신임검사에서는 50%가 여성이라고 한다. 법조계 전반에 여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산업체도 마찬가지다. 특히 제약업계는 내수 영업 위주로 성장하며 남성 위주의 기업문화가 강했던 분야다. 하지만 최근 신약 연구개발과 마케팅 등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한 경영 성과가 빛을 발하면서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이 늘고 있다고 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독은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여성 CEO를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여성 사장은 의약품 뿐만 아니라 소비재, 예술, 스타트업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전문경영인으로서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부광약품, JW 바이오사이언스 등 굵직한 제약회사들이 여성CEO를 탄생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운전을 허락하는 등 개발도상국들도 여권에 주목하는 세계적인 추세에서 한국의 우먼파워는 세계적 추세의 속도를 이미 추월하고 있다.

군대도 우먼파워가 거세게 불며 전투병을 포함한 군의 모든 분야에 여성이 진출하고 있고, 3군 사관학교의 여성에 대한 입학제한도 모두 폐지됐다. 여성장군, 여성국방장관이 별로 낯설지 않은 날이 올 지도 모른다. 이제 여성은 남성과 함께 정치, 사회, 산업, 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한 개의 큰 축이 됐다. 여성 특유의 강인함과 섬세함, 그리고 정밀함이 사회 곳곳에서 힘을 발휘하길 바라며 우먼파워가 사회와 경제발전에 큰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