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167곳서 회계부정 적발
원장 역임해 온 구미시의원
사적 통신료•세금 등에 지출
포항선 1억여원 회수한 곳도

최근 각종 회계부정을 저지른 사립유치원 명단이 공개되자 지역에서도 이들에 대한 처벌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회계부정 사립유치원 명단을 살펴보면 도내에서는 167개 유치원(중복포함)에서 400여 건의 비위가 적발됐다. 이중 구미지역에서 가장 많은 명단이 공개됐다. 구미 전체 사립유치원 63개 중 44개가 51건의 회계부정을 저질렀다. 구미의 뒤를 이어 경산 32개, 포항은 23개 유치원이 적발됐고 포항시 북구의 한 유치원은 감사를 통해 1억492만1천원이 회수조치됐다.

이들의 회계부정 사례를 들여다보면 품의서, 견적서, 세금계산서 등을 체계적으로 갖추지 않은 사례가 가장 많았고, 가입자부담금을 보수에서 부당 공제한 뒤 그 금액을 유치원회계에서 지출하는 사례가 그 뒤를 이었다.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례도 많았다.

구미시 산동면의 A유치원은 2013년 3월 감사일부터 현재까지 세출예산을 집행하면서 기숙사 계약금(보증금) 및 개인카드사용료 2억8천600만1천500원을 유치원회계에서 지급했다. 또 사유재산공적이용료의 명목으로 설립자에게 3억5천230만9천479원을 지급한 후 2억1천954만9천479원은 유치원회계에 반환하고 1억3천276만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이 유치원은 4억1천876만1천500원의 회수 행정처분을 받았다.

구미시 형곡동의 B유치원은 2013년 1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연체료, 교사치료비 등으로 234만7천900원, 2016년 6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원장 업무추진비 2천500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급했다. 또 2016년 현장체험 수입금액 1천353만원을 세입세출예산에 편입하지 않고 수익자부담경비로 집행했다. 이 유치원은 4천87만7천900원의 회수 행정처분을 받았다.

구미시의원이 운영하는 유치원도 회계부정 사립유치원 명단에 올랐다.

구미시의회 C의원(58)이 1996년 설립한 D유치원은 통학 차량 외 사적 차량 연료비 280만원, 업무용 외 사적 이용 통신료 245만원, 사유 재산의 공적 이용료 1천800만원, 과태료 및 자동차세 46만원, 개인 잡화 구입비 32만원, 퇴직적립금 1천320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했다. 이 유치원은 3천724만원 회수 행정처분을 받았다. C 시의원은 지난 6월13일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 전까지 원장을 맡다가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면서 아내에게 원장직을 넘겼다. C 시의원은 경북지역 기초의원 당선인 중 가장 많은 65억원의 재산 신고를 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사립유치원의 이러한 회계부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것이다. 사립유치원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에 대한 감사도 벌여 땅에 떨어진 교육에 대한 신뢰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논란이 불거지자 포항지역의 사립유치원들이 내년도 원아모집 절차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포항시사립유치원연합회는 최근 회의를 통해 당초 16일부터 실시하기로 한 입학상담을 미루고 모집 일정을 조정해 학부모들에게 추후 공지하기로 했다. 다만, 포항의 공립유치원은 예정대로 입학 절차를 진행하며 내달 1일부터 6일까지 홈페이지 ‘처음학교로’를 통해 우선모집을 실시, 내달 21일부터 26일까지 일반 모집 접수를 진행한다. 구미/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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