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영 의원, 강석호 의원

“잘못하면 구멍가게로 전락할 수 있다”는 대구·경북(TK) 정치권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대주주로 통하던 TK정치권이 중앙무대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에서 비롯된 목소리다. 앞으로 있을 원내대표 선거나 전당대회는 21대 총선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TK의원들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를 인식한 듯 TK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원내대표 선거, 전당대회에 나설 인사들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오는 12월 실시되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과 2월에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경북(TK) 중진의원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중앙무대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TK중진의원들 간의 역할분담도 끝난 것으로 보인다. TK의원들 간의 경쟁이 아니라 교통정리를 통해 보수의 심장이라는 TK정치권의 자존심을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자천타천으로 원내대표 도전설이 거론됐던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과 김광림(안동) 의원은 원내대표에 도전하지 않는 대신 전당대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는 11월, 당 대표 선거는 내년 2월에 열린다. 당 대표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있을 원내대표 선거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손사레를 쳤다. 그러면서 그는 “김무성, 홍준표 전 대표가 나서지 않는다면 당 대표에 출마할 것”이라며 조건부 당대표 출마론을 거론했다. 김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의원이 전당대회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TK의원들은 원내대표 선거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을 대표주자로 내세워 TK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복안이다. 강 의원은 “중진이라면 지도부에 진출해 당을 위해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런 정도 역량이나 자질이 없다면 선수를 더 쌓는 게 무의미하다”고 출마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는 이어 “TK 인사가 원내대표가 돼 보수를 위해 당 화합을 이끌 시기가 됐다”며 “원내대표가 독특한 개성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여러 계층을 아울러 범보수의 특성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지역정가에서도 “TK의원들이 이번에는 단합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TK역할론을 주문하고 있다. 지역의원들도 강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의원은 “원내대표는 TK가 맡는 게 맞다”며 “TK인사 내에선 계파 색채가 엷은 강 의원으로 정리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의원들의 선거로 불리는 원내대표 선거에 TK의원들이 강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강 의원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

강 의원은 TK지역 내 유일한 비박계이자, 비박계 내에서도 탈당하지 않은 ‘잔류파’라는 것이 강점이다. 또 최고위원·사무부총장과 외교통일위원장·정보위원장 등 주요 당직과 국회직을 두루 거쳤으며, 소탈한 성격으로 동료 의원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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