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박물관, 우하리 가마유적
학술발굴 조사 자문회의 개최
전국 유물 중 ‘최고 품질’ 입증

▲ 상주시 공성면 우하리 분청사기 가마유적에서 출토된 유물들. /상주박물관 제공

[상주] 왕실 공납용 상주 분청사기가 전국의 분청사기 가마유적 출토품과 비교해 볼 때 전국 최고 수준임이 확인됐다.

상주박물관은 현재 진행 중인 상주시 공성면 우하리 분청사기 가마유적 학술발굴조사에 따른 자문회의를 최근 조사현장에서 열었다.

이번 자문회의는 유적의 성격 등에 대한 학술적인 자문을 얻기 위해 문화재 전문위원 등 관련 전문가들이 초빙됐다.

학술자문위원으로 참여한 박경자 문화재청 감정위원은 “우하리 유적에서 자기가마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폐기장에서 출토되는 유물의 기종이나 품질은 현재까지 조사된 전국의 분청사기 가마유적 출토품과 비교해 볼 때 전국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선시대 분청사기의 위상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된 만큼 체계적인 보존과 정비·활용이 필요하다”며 “모동 상판리 자기가마와 함께 향후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우하리 분청사기 가마유적은 세종실록지리지의 ‘중품(中品)’ 자기소로 비정되던 유적으로 ‘상품(上品)’ 자기소로 추정되는 모동면 상판리 자기유적 발굴조사(2015~2016년 조사)에 이어 지난 5월부터 조사에 착수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대상지는 관촌마을의 동쪽에 있는 야산의 구릉 북서쪽 하단부에 위치하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가마유구는 확인되지 않았고, 폐기장 1개 구역과 5천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가마유구는 1980년대에 경작을 위해 주변의 저수지와 논을 개간하고, 수로를 내는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파괴됐으며, 폐기장은 양 구릉사이의 곡부에 북→남, 동→서쪽 방향으로 퇴적된 것으로 보인다.

출토 유물은 분청사기 발과 접시가 주를 이루고, 고급 도자기로 분류되는 화분받침, 의자, 베개, 제기 등 특수기종도 다수가 확인된다. 또 명문자기도 다수 출토됐는데 조선시대 궁중의 음식을 담당하던 관서인 사선서(司膳署)에 납품한 것임을 증명하는 명문 ‘司膳’과 ‘長’, ‘大’ 등을 새긴 명문자기가 확인됐다. 특히 상주에서는 처음으로 분청사기에 상주(尙州)의 지명을 새긴 ‘尙’명 명문자기가 출토돼 주목된다.

이외에도 소량이기는 하나 흑유자기편, 도질토기편, 백자편 등도 출토됐다.

전옥연 상주박물관장은 “우하리 유적에서 출토되는 유물의 기종이나 종류가 인접한 모동 상판리 유적의 상품자기소 출토품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음을 알 수 있다”며 “우하리 유적은 세종실록지리지에 중품자기소로 비정된 곳이지만 상품자기소 만큼 고급 도자기를 생산했던 곳임을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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