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오는 12일 우루과이, 16일 파나마와의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25명의 명단에 수비수 박지수(경남, 왼쪽)와 미드필더 이진현(포항)을 포함했다. /경남FC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축구대표팀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박지수(24·경남)와 이진현(21·포항)은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먼 길을 돌아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팀인 대건고 출신의 박지수는 어렸을 때 많은 기대를 받은핵심 유망주였다.

각급 대표팀을 거치며 탄탄대로를 걸었고, 고교 졸업 직후엔 프로 직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박지수는 한순간에 고꾸라졌다.

팀내 경쟁에서 밀리며 입단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온실 속 화초에서 잡초가 된 박지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선수 생활을 계속할지 고민하기도 했다.

박지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아마추어 리그인 K3리그의 FC의정부에 입단해 재기를 노렸다.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음지였지만, 박지수는 기량을 갈고닦았다. 그리고 2015년 K리그2(2부리그) 경남FC에 입단해 프로 무대를 다시 밟는 데 성공했다.

박지수는 경남 돌풍의 핵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시즌 경남의 K리그2 우승에 일조했고, 팀이 K리그1으로 승격한 올 시즌에도 경남의 수비라인을 든든하게 책임지고있다.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걸어온 박지수는 선수들의 꿈인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다는데 성공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10월 A매치 국가대표팀선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박지수는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 성격을 가진 선수”라며 “기술력도 좋다”라고 칭찬했다.

이진현 역시 어린 나이에 산전수전을 겪은 선수다.

포항 스틸러스 유스 출신인 이진현은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무대를 밟으며 전국구 선수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8월엔 오스트리아 아우스트리아 빈에 임대 입단해 유럽 무대를 밟았다. 그는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AC밀란과 경기에도 출전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 이진현은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더 나아가진 못했다.

그는 팀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뒤 지난 7월 포항으로 복귀했다.

비록 유럽 무대에서 꿈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이진현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는 복귀 직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일원으로 발탁돼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그리고 벤투호 2기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A매치 첫 출전 기회를 잡았다.

벤투 감독은 “이진현은 소속팀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 않지만, U-20 월드컵과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신뢰를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