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정체성
유지하고자
큰 변화 주지 않았다”

▲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 오후 축구회관에서 우루과이, 파나마 평가전을 위한 소집명단을 발표하던 중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 오후 축구회관에서 우루과이, 파나마 평가전을 위한 소집명단을 발표하던 중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은 10월 A매치에 출전할 ‘벤투호 2기’ 25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한 뒤 “대표팀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축구 철학을 유지하면서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을 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벤투 감독은 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뼈대를 유지해야 이상적인 팀을 만들 수 있다”라며 “훈련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큰 변화는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의 말처럼 대표팀은 지난 9월 소집 명단에서 단 4명(윤영선, 윤석영, 주세종, 지동원)만 제외했다.

부상 이탈한 지동원을 제외하면 단 3명의 선수만 대표팀 명단에서 빠진 셈이다.

대신 석현준(스타드드랭스)과 박지수(경남), 이진현(포항),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박주호(울산)가 명단에 포함됐다.

구자철과 박주호는 부상 상태가 회복되면서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대표팀은 8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로 소집한 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전,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나마전을 소화한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 일문일답.

- 석현준을 발탁한 배경은.

△ (부상으로 빠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선수를 고민하다 석현준을 선발했다. 석현준은 대표팀 경험이 많다. 포르투갈에서도 오래 뛰었다. 대표팀 전술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 석현준은 곧 군 복무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나.

△ 석현준의 군 복무 여부를 고민하기엔 아직 이르다. 축구에 관한 내용만 고려해 석현준을 뽑았다. 그는 우리의 기준에 도달했기에 선발했다. 만약 (군 복무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 지난번 소집 때와 큰 차이가 없는데.

△ 팀은 항상 열려있지만 뼈대는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이상적으로 팀을 만들 수 있고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 대표팀에서는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다. 아울러 지난 두 차례 A매치 내용이 만족스러웠다.

- 기술적인 면을 중시한다고 했는데 지난 경기는 어땠나.

△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다만 단기간에 기술을 끌어올리는 건 쉬운 게 아니다.

- 이번 명단이 내년 1월 아시안컵 명단과 연계돼 있나.

△ 친선경기를 통해 아시안컵 준비를 할 것이다. 앞으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잘 활용해 효과적인 훈련을 할 것이다.

-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박지수(경남)와 이진현(포항)은 어떤 모습을 보고 선발했나.

△ 두 선수는 우리가 만들려는 팀에 접근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중앙수비수 박지수는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 성격을 가진 선수다. 기술력도 좋다. 이진현은 소속팀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 않지만, 20세 이하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모습을보여줬다.

-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 정우영(바이에른 뮌헨) 등 유망주 발탁을 고민하진 않았나.

△ 다 좋은 선수다. 잘 지켜보고 있다. 세 선수 모두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

다만 우리는 내년 1월에 아시안컵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치러야 한다. 어린 선수들을관찰하는 게 내 역할이지만, 25명 이상을 뽑기는 힘들다. 현 단계에선 지금 선수를 뽑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 윤석영(FC서울) 대신 박주호(울산)를 뽑은 이유는.

△ 박주호는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좋은 기술을 가진 선수다. 과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술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윤석영 외에) 다른 선수를 실험하고 싶어 교체했다.

- 실수를 많이 하는 장현수(FC도쿄)를 뽑은 이유는.

△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난 선수를 평가할 때 하나의 장면만 보지 않는다. 경기 중에 일어나는 수많은 플레이와 판단력, 경기력을 본다. 장현수는 최근 A매치 두 경기에서 잘했다. 그의 실수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박지수를 선발한 까닭이 장현수와의 호흡과 연관이 있나.

△ 아무 관련 없다.

- 우루과이전을 통해 어떤 것을 점검하고 싶나.

△ 우루과이는 매우 강하고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우루과이 선수들은 큰 무대에서 뛴다. 우리는 칠레전처럼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칠레전처럼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 손흥민(토트넘)을 아시안컵 이전 평가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

△ 현재 선수들의 몸 상태는 지난 소집 때와 다르다. 지난 소집 때는 아시안게임 여파로 많은 선수가 피로에 노출돼 있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등 총 두 경기를 더 뛴 뒤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몸 상태를 잘 파악한 뒤 어떤 역할을 맡길지 결정할 것이다.

- 현재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이 아시안컵 주축 선수가 되나.

△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11월에도 두 경기가 더 있다. 총 6차례 A매치를 잘 관찰해 결정하겠다. 지난번 A매치 때 소집된 선수는 물론, 3차례 선발 명단에 포함된 선수 모두 아시안컵 발탁 후보군이다.

- 황인범(대전)과 김문환(부산)을 다시 선발했는데.

△ 두 선수는 지난달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이다. 우리는 아시안게임을 면밀히 관찰해 두 선수를 뽑았고, 이번엔 최근 소속팀에서의 활약상을 보고 명단에 포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