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재개 의지 강력 표출

남북 정상이 채택한 ‘9·19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에 금강산 관광사업의 정상화가 거론되면서 관광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19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추진됐던 북한 관광사업은 크게 금강산 관광, 개성 관광, 백두산 관광 등 3가지다. 이중 가장 성공적으로 추진된 금강산 관광은 2003년 시작돼 2008년 관광객 박왕자 씨가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면 중단됐다. 당시 북한은 금강산 현지의 우리 시설들을 몰수했고, 현대아산 등 금강산 현지에 관광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은 이를 모두 포기한 채 철수했다.

금강산 지구 내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은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해금강호텔, 금강산패밀리비치호텔, 금강산 아난티 골프 & 온천 리조트 등이 있다.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은 북한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호텔을 현대아산이 장기 임대해 리모델링한 것으로, 최근 몇 차례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숙소로 사용됐다.

이밖에 이산가족면회소와 소방서,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과 식당이 있는 온정각 동·서관 등이 있고, 관련 시설에 전기공급을 하는 현대아산의 발전차량도 있다. 온정각에서는 최근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오찬과 만찬이 진행됐다.

관광 코스로는 만물상, 구룡동, 신계사, 삼일포, 해금강, 내금강 등이 있다.

금강산 관광을 앞장서 추진해 온 현대는 올해 들어 급물살을 탄 남북 화해 무드속에서 사업 재개를 향한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단으로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최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제는 절망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올해 안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가 남북교류 사업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북한과의 관계가 호전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고 해서 당장 관광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관광업계는 현재 정확한 상태는 알 수 없으나, 전면적인 시설 보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순히 숙박이나 교통시설을 개보수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시설, 하수처리시설 등 주요 시설들에 더해 등산로 계단 등 사소한 부분까지 전반적인 관광 인프라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몰수 이후 시설들을 북한에서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지은 지 20년이 넘었으니 안전진단 등 시설 점검을 한 후에야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박형남기자

    평양·서울공동취재단=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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