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권 갖기 위해
서로 노조원 가입
치열한 홍보전 펼쳐
일부선 노조설립 거부감

포스코가 양대노총의 노조설립을 위한 격전장으로 변했다.

지난 17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동시에 노조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이어 조합원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지난 18일 아침 포항제철소 1문 앞에서 출근길 직원들을 상대로 홍보전을 벌였다. 포스코지회는 현재 집행부 5명으로 출발하지만 모바일 메신저의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서 조합원들의 가입을 받고 있으나 아직까지 신청한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새로 출범한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 역시 이날 집행부 임원들이 한노총 회관에 모여 향후 일정을 짜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양대노총의 조합원 쟁탈전이 본격 시작됐지만 관건은 누가 더 많은 조합원을 확보하느냐다.

현재 포스코 직원은 1만7천여명으로 이 가운데 어느 정도가 노조에 가입할지여부도 관심사다. 한 회사에 복수노조가 존재할 수는 있지만 노조법상 교섭 창구는 단일화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회사측과의 협상은 더 많은 조합원을 확보하는 쪽이 교섭권을 갖게 된다.

오랜세월 동안 무노조 상태였던 포스코에 양대 노총이 같은 날 동시에 노조 출범을 알리자 일부 직원들은 술렁이고 있지만 대부분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노조가 없는 상태에서도 비교적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포스코에 굳이 노조를 설립해야 하느냐는 회의론까지 고개를 들면서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직원들도 있다.

포스코는 복지나 임금, 근무조건 등 사실상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보면 포스코 남성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천900만원이다. 현대제철의 8천600만원, 동국제강의 6천800만원 보다 높다. 직원들이 노조에 무관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포항제철소 제선부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K모(49·남구 지곡동)씨는 “양대노총이 노조를 설립한다는 등 야단법석을 떨고 있지만 별로 관심없다”면서 “지난주 지리산에 등산을 갔었는데 이번주엔 어느 산을 찾을까하는 고민이 나에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직원들은 “20년 넘게 아무 탈없이 운영돼 온 노경협의회만으로도 충분한데 굳이 노조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면서 “노조가 직원 대변조직이라기 보다는 정치색이 짙은 것 같아 솔직히 거부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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