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68㎏급서 금메달

▲ 23일 오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68㎏급 결승전. 한국 이대훈이 이란 아미르모함마드 바크시칼호리를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 23일 오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68㎏급 결승전. 한국 이대훈이 이란 아미르모함마드 바크시칼호리를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태권도계를 호령해온 이대훈(26·대전시체육회)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68㎏급 우승으로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2010년 중국 광저우·2014년 인천 대회 남자 63㎏급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른 이대훈은 한 체급을 올린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태권도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대회 3회 연속 금메달을 딴 것은 모든 나라를 통틀어 이대훈이 처음이다.

유연성이 좋고 하체가 길어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 공격이 일품인 이대훈은 현재 남자 68㎏급 올림픽랭킹 부동의 1위다.

이대훈은 세계 최강의 기량에 수려한 외모, 코트 안팎에서의 매너 등으로 세계 태권도 최고의 별이 된 지 오래다.

한성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0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대훈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9년 연속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선수층이 두꺼운 한국 태권도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제치고 처음 국가대표가 된 해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태권도 대표팀의 유일한 고교생이었던 이대훈은 남자 63㎏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어 2011년 경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같은 체급 금메달을 따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이대훈의 이력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이대훈은 2014년 시작한 세계태권도연맹(WT) 갈라 어워즈에서 세 번(2014, 2015, 2017년)이나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11년과 2013년에 2연패를 달성한 뒤 2015년 16강에서 져 3연패에 실패했지만 2017년 무주 대회에서는 68㎏급 우승으로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랭킹 상위 선수들만 초청받는 월드그랑프리에서는 2013년 대회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다인 개인 통산 9개의 금메달을 챙겼다.

‘연말 왕중왕전’ 성격의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만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연속 우승한 것을 포함해 2015년 시리즈 3차 대회부터 올해 로마 대회까지 월드그랑프리 7회 연속 우승 행진도 이어가는 중이다.

세계 최강인 그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았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2012년 58㎏급, 2014년 63㎏급에서 2회 연속 금빛 발차기를 날렸다. 그리고 이번에 아시안게임 3연패도 달성했다.

하지만 이대훈에게도 아쉬운 구석은 있다. 바로 올림픽이다.

이대훈은 올림픽 코트에 두 차례나 섰다.

올림픽에서만 금메달을 따면 4대 태권도 메이저 대회(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휩쓰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58㎏급을 선택해 평소보다 5㎏을 더 빼는 고통을 이겨내고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세계선수권대회 2회 연속 우승자이자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스페인)에게 결승에서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68㎏급에 출전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8강에서 요르단의 복병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발목을 잡힌 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건졌다.

이대훈을 꺾은 아부가우시는 결국 요르단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이며 자국민의 영웅이 됐다.

현재의 기량이라면 이대훈이 2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할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대훈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