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천마총은 신라시대 만들어진 적석목곽분으로 왕릉급 무덤이다.누구의 무덤인지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1973년 발굴 당시만 해도 국보급 유물인 금관을 포함 1만점이 넘는 부장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역대급 발굴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천마총은 이후 두 번의 뜨거운 논쟁거리를 던지며 또한번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첫 번째는 천마총이라는 호칭의 논란이었다. “신라왕의 무덤이 분명한데 말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은 부적절한 일”이라며 경주 김씨 문중이 국회에 이름 변경 청원을 낸 사건이다. 문화재위에서 재심의까지 벌였지만 고분의 주인이 왕이라고 확신할 발굴조사 결과가 없단 이유로 천마총이란 이름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또 하나는 2009년도 있은 천마도의 적외선 촬영 결과다. 그동안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던 천마의 머리에 뿔이 등장한 것이다. 뿔이 달린 것으로 보아 그림에 등장한 것은 말이 아니고 전설의 동물인 기린이란 주장이 새롭게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명칭도 천마총이 아닌 기린총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논란은 이어져 갔다.

천마총은 본래 경주 155호 고분이다. 신라시대 고분의 일련번호는 고분의 명칭이었다. 그러나 발굴이후 드러난 무덤 내 부장품의 중요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천마총으로 이름이 바뀐다. 1만여 점의 유물 가운데 국보급으로 평가된 것도 많았지만 유독 말다래(말을 탄 사람의 발에 흙이 튀지 않도록 말안장 양 옆에 늘어 뜨려 놓은 장식)에 그려진 천마도가 천하일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천마도는 신라시대 회화 수준을 가늠할 유일한 그림인데다 회화 수준 또한 출중했다. 이 무덤은 당연히 천마총으로 명명되었던 것이다.

천마총이 1년여의 보수공사 끝에 새로이 일반에 공개됐다. 경주는 천년 전에 살았던 신라인의 숨결이 바로 느껴지는 역사의 고장이다. 경주만큼 역사적 채취가 물씬 풍기는 곳도 별로 없다. 도시 자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라 할 만큼 문화와 유적이 넘쳐나는 도시다. 역사는 나라의 정신이요 민족의 자긍심이다. 40여년 만에 선보이는 천마총의 새 단장을 계기로 역사도시 경주의 명성도 되찾았으면 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