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대구 상승률 네번째로 높고경북은 두번째로 낮아 대조
대구법조타운 조성 예정
수성구 3.33%나 상승
포항 북구는 여진 우려 등 악재에 0.35% 상승 그쳐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땅값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기간 대구지역은 전국 평균 지가변동률 2.05%를 웃돌아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4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경북은 전북 다음으로 땅값이 적게 올랐다. 특히 포항시 북구지역은 여진 우려와 공동주택 공급물량 증가로 땅값이 0.35%밖에 오르지 않았다. 전국 256개 시·군·구 중 3번째로 낮은 상승률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상반기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땅값은 지난해 말 대비 2.05% 올랐다. 2008년(2.72%) 이후 가장 땅값이 많이 올랐다. 매년 상반기 기준 전국 땅값 상승률은 2010∼2014년 0%대에 그쳤지만 2015∼2017년 1%대로 올라선 바 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땅값이 모두 올랐지만, 지역별 온도 차는 뚜렷했다. 세종(3.49%), 부산(3.05%), 서울(2.38%), 대구(2.35%), 제주(2.23%), 광주(2.16%) 등 6개 시·도가 전국 평균 2.05%를 상회했으나, 전북(1.35%), 경북(1.42%), 충남(1.43), 경남·인천(1.47%) 등은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시군구별로 대구·경북 중 가장 뜨거웠던 곳은 재개발지역 거래가 활발하고, 대구법조타운 조성 예정에 따른 투자 수요가 높아진 수성구(3.33%)였다. 서구도 KTX서대구역 개발을 비롯해 주택재개발 호재로 2.36% 상승했다. 경북지역 지가 상승률 1위를 기록한 경산(2.52%)은 중산시가지와 임당역세권 등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대구 1호선 연장 기대로 땅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는 남북 접경지역의 토지 시장이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그중에서도 남북 간 철도가 연결되는 곳의 가격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의선이 지나는 경기 파주시(5.60%)와 동해선이 지나는 강원 고성군(4.21%)이었다. 남북관계가 회복되면서 앞으로 철도 연결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들이다.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이 지나는 경기 연천군(3.44%)과 강원 철원군(3.35%) 역시 별다른 호재 없이도 전국 시군구 가운데 땅값 상승률 12, 13위에 올랐다. 같은 휴전선 접경지역이지만 연결할 철도나 도로가 없는 강원 양구군(1.19%), 화천군(1.21%) 등은 남북관계 해빙의 빛을 받지 못했다. 철도 연결 지역 외에는 서울 동작구(4.10%), 부산 해운대구(4.00%), 서울 마포구(3.73%) 등 대도시 내 재개발 추진 지역의 지가가 많이 올랐다.

오히려 땅값이 떨어진 지역도 있다. 울산 동구(-1.23%)와 전북 군산(-0.58%) 등 2곳이다. 이 지역은 조선업, 자동차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땅값도 영향을 받았다. 올 상반기 전국에서 지가가 하락한 곳은 이 2곳뿐이다. 경기 침체에 지진 악재까지 겹친 포항 북구는 다행히 하락하지는 않았으나, 0.35%밖에 오르지 않았다.

한편, 올해 상반기 토지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거래량은 166만 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많았다. 거래된 토지의 넓이를 모두 더하면 서울시 크기의 1.8배인 1천91.6㎢였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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