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경북부
▲ 김두한 경북부

울릉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여객선의 출항은 울릉도, 포항, 강원도 동해 해상에 설치된 부이에서 제공되는 파도 높이로 결정한다. 하지만 울릉도 해상에 설치된 부이는 울릉도 서쪽(강릉, 묵호)과 남쪽(포항, 후포)의 정반대 방향인 울릉도 동쪽 19km 지점에 설치돼 있다. 엉뚱한 해상 정보를 제공하는 꼴이다.

북서풍이 부는 겨울철에는 서쪽과 남쪽이 잔잔해도 울릉도 동쪽에 설치된 부이는 파도가 높아 여객선이 통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상청은 지난 4월 28일 울릉군 서면 서쪽 약 27km 해상(E 130도 29분 59초, N 37도 26분 32초)에 부이를 설치, 시험 운용에 들어갔다. 5월부터 내년 5월까지 시험 측정을 통해 기존의 부이자료와 비교, 울릉도 해상의 특성을 분석한다고 했다.

그런데 포항지방해양수산청과 대구기상지청은 느닷없이 새로 설치한 부이의 자료를 믿지 못하겠다면서 새로 설치하겠다고 한다. 도대체 두 기관이 국가 기관인지 의심스럽다. 포항해수청은 어느 나라 기상자료로 선박운항을 결정짓는지 묻고 싶다.

당연히 기상청이 제공하는 기상자료와 데이터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시험 측정 중인 부이의 자료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니 황당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대구기상지청의 태도이다. 부이를 설치할 때 1년간 시험운영을 거치겠다고 했다. 새로 설치한 부이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기존의 부이 파도보다 낮게 측정됐다. 따라서 울릉도 항로에 부이를 설치해야 한다는 당위성까지 입증한 셈이다.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장비를 설치하려면 기본 자료 수집, 다양한 파도 측정을 통해 기존에 설치된 부이와 어떻게 다른지, 새로 설치된 부이가 제공하는 파도의 자료가 운항에 위험을 주지 않는지 충분한 검토를 거친 뒤 여객선 운항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최근 설치한 부이의 자료가 다소 부정확해도 여객선 운항과 전혀 상관없는 곳에 설치된 기존의 부이자료 보다는 훨씬 나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민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엉뚱한 곳의 부이가 제공하는 자료로 그동안 여객선 출입항을 통제해 온 포항해수청. 기상청의 정보만 따질 것이 아니라 기상청과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부이를 새로 설치해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게 본연의 임무가 아닐까.

국가 기관이 공신력을 심어주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 국민이 불안하다. 기상청의 정확도는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다. 울릉도 주민들이 기상청의 정보를 잘 믿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울릉도 해상에 설치한 부이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보다 정확한 자료를 제공해 주기 바란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