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수 신부·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얼마 전 결혼식 축사를 한 기억이 있다.

신랑신부에게 축하를 하며 행복하기를 기원했다.

많은 사람들 중에서 만나 서로가 선택한 배우자이다. 굳게 잡은 두 손처럼 그렇게 맞잡고 세파에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고 대화를 하기를 새삼 청하였다. 누구나처럼 행복한 결혼생활을 원하며 첫 발을 내딛었었다.

어떻게 그 행복을 가꾸며 살아갈 수 있을까?

주부를 대상으로 현실요법을 적용하여 가족관계 향상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한 논문 한 편을 읽었다.

현실요법에서 인간은 다섯 가지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생존의 욕구, 소속과 사랑의 욕구, 힘과 성취의 욕구, 자유의 욕구, 즐거움의 욕구 등이다.

생존의 욕구는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이다. 먹고 자고 쉬며 따뜻하게 지내고 종을 보존하기 위한 성적인 욕구까지이다. 소속과 사랑의 욕구는 생존의 욕구보다 강력하게 영향을 준다.

첫 번째 심리적인 욕구이며 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어려가지 문제를 발생시키게 된다. 대상이 있어 누군가를 사랑하며 그와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소속감을 형성한다. 그렇지 못하면 고독에 빠지고 좌절하게 된다. 즉 대상으로부터 사랑하고 의지하며 서로 관심을 기울일 때 이 욕구는 충족되는 것이다.

위의 연구를 살펴보면, 남편하고 대화 잘되고 분위기 낼 줄 알고 공동취미를 가질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부드러우며 화내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또 다른 바람은 술 안 먹고 일찍 오는 가정적이고 친구 같은 남편이기를, 아울러 자신은 더욱 전문적인 일을 갖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건강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아버지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힘과 성취의 욕구는 타인과 비교경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것은 힘의 욕구이고 자발적으로 노력하여 무엇인가 이루어내는 것은 성취의 욕구라고 하는데 이는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다. 이 힘의 욕구는 부부 안에서 관계를 설정하면서 일어날 수 있다.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에서 힘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인간만이 유일하게 힘을 쟁취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힘을 생산적으로 이용할 때, 가정에서 사회에서 엄청난 선익을 경험하게 된다. 이 힘의 부정적인 모습은 부부에서는 파혼이요 사회에서는 갈등 뿐 아니라 국가적인 위기까지(대통령과 국회의 힘겨루기) 이르게 된다.

자유의 욕구는 어느 영화의 주인공의 마지막 절규처럼 사람에겐 꼭 필요한 욕구이다. 이것을 얻기 위하여 일생을 투쟁한 경우가 허다하다.

간디는 비폭력으로 인도의 정치적 자유를 얻고자 했고, 만델라는 남아공에서 흑인의 자유를 위해 일생의 긴 부분을 감옥에서 보내기도 했다.

이를 부부 서로 간에 얼마만큼 자유를 주는가에 따라 책임과 창의적인 활력을 기대할 수 있다. 즐거움의 욕구는 혼자서 얻는 즐거움도 있고 함께 함으로써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부부관계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면 오래 지속되는 힘을 얻는다.

서로의 은행에 입금하는 것과 같다.

취미나 오락을 함께 공유함으로써 부부서로 결혼을 유지시킬 좋은 기회를 가진다. 부부가 함께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하는 것은 함께 땀 흘림으로써 생존의 욕구와 사랑과 힘의 욕구 나아가 즐거움의 욕구까지 채우는 행동이다.

어느 부인의 말씀이 생각난다. 골프 트로피를 가리키며 “남편에겐 영광의 트로피지만 저에겐 눈물의 트로피입니다.”

일방적인 충족보다 서로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관계로 행복을 창조하는 부부이기를 기대한다.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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