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공개된 현장
프로펠러만 온전한 상태
대부분 기체 형체 못 알아봐
“탑승자 선정 지침 밝혀달라”
유족들, 해병대측에 요구

▲ 지난 17일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헬기 마린온의 사고현장이 유가족의 요구로 20일 오후 언론에 공개됐다. 사고 당시 분리된 회전날개가 불이 탄 본체 옆에 떨어져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해병대가 지난 17일 발생한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현장을 언론에 뒤늦게 공개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지난 20일 오후 서주석 국방부 차관과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이 유가족 면담 당시 유가족들의 의사를 수용해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당초 해병대와 유가족들은 현장 공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유가족들은 “이륙 후 사고 헬기에 탑승한 조종사와 승무원들간의 교신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과 사고현장을 언론에 공개하라”고 군에 수차례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군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채 군사 보안문제와 공항 내 항공사고를 공개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현장을 공개하지 않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서 차관이 이날 면담을 통해 유가족들로부터 사고에 대한 공정한 조사와 함께 사고 현장을 언론에 투명하고 공개하고 취재·인터뷰 등을 허용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면서 뒤늦게 공개가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지난 20일 오후 외부에 공개된 포항비행장 활주로 사고현장에는 지난 17일 오후 시험비행 중 10여m 상공에서 떨어진 마린온 2호기의 잔해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사고 현장은 탄냄새로 가득했다. 사고당시 CCTV 영상에서 추락 직전 동체에서 떨어져 나간 프로펠러만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을 뿐 기체는 대부분 불에 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유족들은 “훈련이 아니라 시험비행 중 사망했다”며 “시험비행은 어떤 기준으로 탑승자를 선정하는지 지침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해병대 측은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사고원인을)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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