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음악 원전연주(작곡가 생존 당시의 악보와 악기로 연주하는 것) 거장 스즈키 마사아키(64·사진)가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하프시코드 리사이틀을 갖는다.

바흐 칸타타 전곡을 연주·녹음하는 바흐 콜레기움 재팬을 창단·지휘하는 등 고음악 불모지였던 동양에 고음악 꽃을 피운 마사아키 스즈키가 피아노가 상용화되기 이전의 악기였던 하프시코드로 바로크 시대 음악을 선사한다.

일본 고베 출신으로 오르간을 전공한 후 원전 연주의 대가 구스타프 레온하르트에게서 하프시코드를 배운 마사아키 스즈키는 1981~1983년 독일 뒤스부르크 국립음대에서 하프시코드 강사로 활동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시대악기 연주회를 열기 시작했다. 그는 고베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여러 차례 시대악기 연주회를 개최하는 등 원전 연주자를 발굴하기 위해 힘썼으며 그 노력 끝에 1990년 바로크 시대의 연주방식을 구사하는 원전 오케스트라, 바흐 콜레기움 재팬을 창단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1995년부터 지금까지 스웨덴의 BIS레이블을 통해 바흐의 방대한 칸타타 전곡을 녹음하며 총 55개의 앨범을 완성한 마사아키 스즈키는 ‘동양인은 바로크 음악의 깊이를 재현할 수 없다’는 서구의 편견을 깨고 바흐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주자이자 지휘자로 명성을 쌓았다.

그는 영국의 ‘인터내셔널 레코드 리뷰’로부터“바흐의 심장박동을 그대로 느끼는 지휘자”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2001년 독일 정부로부터 독일십자훈장을 수여받았고 2012년에 라이프치히 바흐 메달, 2013년에는 영국왕립음악원으로부터 바흐상 등을 수상하며 서구를 중심으로 한 고전 음악계의 지평을 뒤흔들었다. 마사아키 스즈키는 현재 진정한 바흐 음악의 권위자, 바흐의 영혼을 입은 거장으로서 전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

연주곡은 쿠프랭 ‘모음곡 가단조’와 ‘파사칼리아 다장조’, 북스테후데 ‘전주곡 사단조’, 바흐 ‘전주곡과 푸가 제8번 내림 마단조’와 ‘파르티타 제6번 마단조’ 등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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