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정옥 소명 식·문화연구소장

▲ 전통 떡·한과 기능인 박정옥 소명 식·문화연구소장이 자신의 작업실에서 전통 음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 전통 음식인 떡의 매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옛것을 제대로 알고서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한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요즘, 포항 지역에서 ‘전통의 맛’을 이어가기 위해 몰두하는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한국음식관광박람회에서 ‘대통령상’ 등 여러 부문을 수상하며 전국에 이름을 떨친 전통 떡·한과 기능인 박정옥(56) 소명 식·문화연구소장.

박정옥씨는 조선왕조궁중병과를 계승시키기 위한 기관 ‘궁중병과연구원’에서 정길자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궁중음식 기능보유자로부터 떡, 한과전문과정을 수료한 전통 떡·과자 전문기능인이다. 현재는 정길자 원장과 함께 수백 년 전 조상의 요리 문화가 담긴 고(古) 조리서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떡을 연구하는 인물이라면 누구나 가르침을 받고 싶어하는 국내 최고의 명장 최순자 우리떡한과개발연구원장의 연구원에 들어가는 기회를 얻어 밤낮없는 대회 준비를 거쳤고, 2017한국음식관광박람회에서 한국음식 전시·경연 떡·한과부문 최고상인 대통령상 등 총 8개 부문을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대회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참가해 쟁쟁한 실력을 거두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음식박람회다.

올해 역시 ‘2018한국음식관광박람회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에 참가해 단체부문 대상인 보건복지부장관상, 개인부분 금상에 이름을 올리는 등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박 소장은 대회를 떠나 평소에도 떡, 한과, 전통차, 다식 등 우리 전통음식과 관련된 분야를 연구하느라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는 과거 자녀에게 직접 만든 빵이나 떡 등 간식을 먹이고자 시작하게 된 일이, 이렇게 커질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박 소장은 “떡이라는 분야는 공부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긴다”며 “어떤 재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다르고 레시피를 응용하면 또 다르게 만들 수 있고 다양한 미적 표현이 가능해 재밌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옥 소장은 이처럼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잊지 않고 봉사활동에도 꼭 참여하고 있다.

과거에 취득했던 원예치료사 자격증을 활용해 지역 요양병원 등 찾아 어르신을 상대로 원예치료 재능기부 활동, 요리 강의를 펼치는가 하면, 에스포항병원에서는 봉사단을 조직해 병원을 찾는 환자와 가족들이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병원 조경을 가꾸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수년 전부터 맺어온 에스포항병원과의 인연 덕분이다.

수년 전 전통 음식 분야뿐만 아니라 민화, 야생화에도 조예가 깊어 우연한 기회에 병원에서 환자나 보호자들의 심리 안정을 위한 야생화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열었고, 현재는 바빠서 전시회는 어렵지만 틈틈이 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환자들이나 가족분들이 병원을 찾아 우리 봉사단 회원들이 가꾼 화단이나 정원을 보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잘 가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봉사활동, 학교 수업, 고 조리서 연구, 천안과 서울을 방문해 스승님과 함께하는 전통 음식 공부, 제자 양성 등 이 모든 활동을 다 하려면 힘이 들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다른 공부도 하고 있다’는 놀랄만한 답변이 돌아왔다. 현재 좋은 스승님을 만나 전통 폐백·이바지 음식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는 것. 그동안 쌓아왔던 민화, 원예 등 미적 감각에 이바지와 폐백 음식을 접하니 식재료로 ‘새로운 미술 작품’을 그려내는 것 같아 즐거웠다고 설명했다. 박정옥씨의 떡, 한과 등 다른 작품들도 남다른 미술 감각을 이용해 눈으로 먹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움에 감탄을 자아내게 되지만, 그만큼 정성과 손이 많이 가게 되니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박정옥 소장은 “어떤 분들은 저에게 하루가 72시간인 것처럼 지낸다고 걱정하지만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기에 보람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태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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