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교육감 취임사가 꼭 이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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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07.11   게재일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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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형<BR>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아빠, 손가락이 이상해.” 아이의 중지 손가락에 물집이 가득 잡혀 있었다. “왜 이러니? 아프지 않니?” “괜찮아. 볼펜 잡을 때 좀 불편할 뿐이야. 나 이번에 꼭 목표한 점수 맞을 거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자신의 등보다 더 넓은 무거운 가방을 메고 아이는 독서실로 갔다.

아이가 가고 필자는 교육부장관의 말을 보았다. “새로운 입시와 교육 개혁이 미래 혁신 교육의 과정이다. 중3 학생은 피해자가 아니라 미래혁신교육의 1세대가 된다.”

이 글을 보면서 직접 묻고 싶어졌다. 과연 무엇이 혁신(革新)인지? 정부 이념대로 교육제도를 바꾸는 게 혁신인지? 보낼 수만 있다면 아이의 물집 잡힌 손가락과 무거운 가방, 그 가방에 눌려 비틀거리는 발자국을 장관에게 보내고 싶었다. 그것을 보고도 장관은 혁신 운운할 수 있을까?

혁신 중독증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 교육은 또 시험 기간이다. 아이들은 시험지에 갇혀 숨을 못 쉬고 있다.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를 거친 아이들은 되살아난 시험 망령에 거의 숨을 멈추었다. 교육부 장관은 2022학년도 대입개편 공론화에 대해서 “결론 도출 과정이 매우 합리적일 것이며, 의사결정이 국민 의견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중3 학생이 피해의식없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도록 최선을 다해 서포트 하겠다.”라고 말했다.

“자부심과 자긍심”라는 말에 필자는 물집 잡힌 손가락에 밴드를 붙이고 독서실로 간 아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온갖 비속어들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입 밖으로 뱉지는 못했다. 자부심과 자긍심은 대한민국 학생들이 갖는 것이 아니라, 입시 제도를 정부 이념대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교육부 장관의 자기만족에서 나온 자기 칭찬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세상 어떤 단체보다 독립적이어야 할 교육, 하지만 정치 볼모가 된 대한민국 교육은 집권당의 정치 이념을 선전하는 정치 도구로 전락해버렸다는 것을 이번 정부를 통해 확실히 알았다.

교육부는 이번 달과 다음 달을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인 사학비리 척결을 위한 사학비리 집중 점검 기간으로 정했다고 한다. 사람들 은 말한다.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사학이 비리 집단이냐고, 왜 국립과 공립 비리는 말하지 않느냐고. 또 누구는 소리 높여 말한다. “무슨 놈의 정부가 모든 것을 정부 손아귀에서 주무르려고만 하는지 과거를 지독하게 캘 때부터 알아봤다. 나는 차라리 북쪽에 퍼주는 것보다 4대강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세금을 얼마나 더 거둘지.”

아무리 정치 시소가 무너졌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독불장군격으로 하다가는 거센 역풍이 불 것이라는 것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 촛불을 든 사람만이 국민이 아니라는 사실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허리 한 번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더 많은 국민들이 과거 타령만하는 지금의 정부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되어 안하무인이 된 정부는 그걸 모르는 것 같다. 태풍 때문에 취임식을 못했지만 그래도 지자체 단체장들은 취임사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정식 임기를 시작했다. 희망이 부재한 이 나라 교육에 그나마 희망을 찾기 위해 필자는 교육감들의 취임사를 읽어보았다. 그 중에 “경북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표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취임 소회를 밝힌 경북 교육감 취임사 중 꼭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부분을 인용한다.

“출발선이 평등하도록 조건이나 환경으로 인해 교육적 소외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교육기회취약 계층의 교육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공공성 강화에 노력하겠습니다.” 교육감은 아실 것이다. 현재 최고의 교육적 소외를 받고 있는 곳이 대안학교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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