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張 “소속 정당 떠나
시·도민 먼저 생각하자”
張 “도민·대구·구미 시민
합의하면 취수원 이전 ”
李 “구미 시민 동의 필수
구미시와 먼저 논의 할 것”

▲ 지난 6일 이철우(왼쪽) 경북도지사가 경북도청을 찾은 장세용 구미시장과 만나 현안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지사가 취임후 도청을 찾은 구미시장과 지난 6일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장세용 구미시장의 도청방문은 형식적으로 현재 대구와 구미의 최대 현안인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 경북의 최고 어른인 도지사와 협의를 위한 것이었지만 실제 의미는 상당했다. 우선 장세용 구미시장은 경북 유일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으로 자유한국당 당적을 가진 이 지사의 면담 1호 단체장이 돼, 향후 도와 시군간의 협치관계 설정 등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는 평가다.

특히 구미의 경우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정치적 상징성과 함께, 지금까지 야당 시장이 나온 적이 한번도 없었던 만큼, 구미시와 경북도가 향후 행정을 놓고 ‘갈등이냐 협치냐’등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지역 관가에서 큰 관심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당장 구미시의 경우 취수원 이전을 비롯 새마을 사업, 5공단 분양 등 상위기관인 경북도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난제가 수두룩한 상태라 장 시장의 방문은 의미를 더했다. 이와 궤를 같이해 장 시장이 도청 접견실 방문 때 상당한 취재진이 여러명 몰리자 장 시장 또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날 이 지사와 장 시장은 자신이 소속한 당을 떠나 지사와 시장으로서 시도민을 먼저 생각하자는 결과를 도출해 내 일단은 도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나름의 수확을 거둔 셈이다.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은 이날 “경북과 대구, 구미시민이 합의한다면 그 길(취수원 이전)로 가지 않겠나”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장 시장은 또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과 관련, 마치 구미시민이 무슨 몽니를 부리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큰 오해”라며 “다만 국가와 경북발전에서 낙동강이 차지하는 정확한 위치를 부여해놓고 공평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히 어느 도시를 위해 누가 희생돼야 한다는 식은 안 된다는 게 저와 구미시민 생각”이라며 “대구시가 공세적이거나 실체없이 하는 것은 구미시민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철우 경북지사는 “낙동강 수질은 국가 책임이고 취수원을 옮기려면 구미시민의 동의가 필수적이다”며 “구미가 안 되면 영천댐이나 성주댐 등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만큼 구미시와 먼저 상의한 뒤 대구시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장 시장은 새마을테마파크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구미 새마을테마파크 운영비 논란 등 새마을사업에 대해 “제가 새마을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운다고 공격하는데, 오해”라면서 “새마을은 구미의 문화적 자산이고 상징이다. 새로 변화하는 시대에 구미가 한 단계 도약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도지사는 “구미 새마을테마파크를 짓는 데 국회의원 시절 많은 영향을 미쳤다. 제가 추진해왔던 사업이었고, 도지사가 된만큼 구미와 협의를 통해 해 나갈 것”이라며 “새마을 관련 사업은 실무적 검토가 끝나야 하므로 단기간에 결론을 내기 어렵다. 긴밀하게 협의해 해결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 도지사는 구미5공단 분양이 거의 안 된 점을 언급하며 “기업유치 및 산단분양 특별팀을 만들고 있다. 그때 구미도 사람을 보내줘서 같이 팀에 넣어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고 장 시장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구미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이전과 관련해서도 서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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