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태풍 ‘쁘라삐룬’
포항 통과 앞두고
형산강물 점차 불어
市, 차주들에 이동 권고
“알아서 할게요” 당혹
연락처 없는 차량도

▲ 3일 형산큰다리 아래 둔치에 차량들이 태풍으로 인한 침수피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차중이다. /황영우기자

제7호 태풍 북상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침수피해가 우려되는 포항 형산강 둔치에 차량들이 대거 주차되어 있어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기상청은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4일 새벽 포항앞바다를 통과하고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태풍이 예보된 3일 오후 1시께 포항에도 많은 비가 내리며 형산강물이 점차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형산강변 한쪽 둔치에 10여대가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형산큰다리의 초입 부근 둔치는 물론, 다리를 건너편 둔치에도 차량들이 대거 주차된 상태다. 기상청은 태풍의 영향으로 3일 오전부터 포항을 비롯한 경북동해안 지역 호우주의보를 내리고 시간당 30mm, 최고 30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태풍이 동반하는 집중호우는 한꺼번에 많은 비를 쏟아붓기 때문에 순식간에 강물이 불어나 둔치 일대가 침수될 수도 있다.

3일 오후 3시 기준 형산강의 수위는 1.2m다. 수위가 1.8m로 오르면 둔치가 잠기게 된다. 시간당 강우강도가 거세지거나 경주 인근의 덕동댐·안계댐이 수문을 열 때 형산강 수위는 더욱 빨리 올라가게 되어 있어 차량들의 긴급한 이동이 필요하다.

포항시는 태풍 북상이 예보된 지난 2일부터 형산강사업과 형산강개발팀 공무원 및 기간제 근로자 40∼50명을 동원해 형산강 둔치 일대에 ‘태풍 북상으로 인한 주차금지’ 가로펼침막을 10여개 부착했다. 또 주차된 차량들의 연락처를 통해 차주들에게 긴급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

시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은 “우리가 알아서 조치할 것”, “바쁜데 전화는 왜 하냐”며 퉁명스런 반응이 대다수였다. 또한 연락처가 없는 차량들도 있어 연락조차 되질 않는 상황이어서 당혹스럽다는 것.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 차량들도 긴급상황이 발생할 때 렉카차량을 동원해 강제 이동 조치를 준비 중이다”며 “하지만 차량 일부는 15t·25t 덤프트럭 차량이어서 렉카로도 이동이 불가능해 답답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시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차가 침수될 시 지자체에 해당 보상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시민들이 자차보험 등으로 피해를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6년 10월께 태풍 차바로 인해 형산강 둔치가 물에 잠겨 이곳에 주차된 차량 10여대가 떠내려가는 등 피해를 입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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