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주 영

사라진 전설이 숨쉬고 있다

수면을 흔들어 물수제비 뜨는 물닭

자운영 꽃빛 뺨에

삼월 햇살이 졸고 있다

우포늪,

말밤들 까맣게 수런거리고

뻘 밑 가시연 뿌리

시간을 간직한다

경남 창녕의 우포늪은 생태천국이다. 자연 생태계의 보고가 이닐 수 없다. 약 1억4천만년 전 형성된 그 곳에서 시인은 영원의 시간을 느끼고 있음을 본다. 1천여 종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그 영원의 시간 속에서 자신들의 아름다운 목숨들을 가꾸고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눈에 가슴에 비쳐든 3월 햇살 속 자운영 곱게 핀 우포늪의 아름다운, 살아있는 그림 한 장을 본다. 맑고 깊고 고운 생명의 빛살들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