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은 1950년 발생한 6·25 전쟁 68주년 되는 날이다. 북한군의 침공으로 빚어진 한국전쟁은 우리 민족에겐 영원히 잊지 못할 동족상잔의 비극적 전쟁이다. 임진왜란 이후 겪은 최악의 참극이라고도 한다.

6·25 전쟁을 통해서 우리나라는 국군 13만여 명이 전사하고, 45만여 명이 부상을 입는 비극을 치렀다. 우리를 지원한 유엔군도 4만여 명이 전사하고, 10만여 명이 부상을 입는 피해를 입었다. 북한군은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희생을 치렀다. 전쟁이 끝나는 3년 1개월 동안 우리는 이 전쟁을 통해 수백만 명의 목숨을 잃는 참으로 가슴아픈 슬픔을 겪어야 했다.

전쟁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잿더미로 변해버린 삶의 터전 위에서 고생해야 했던 주민들의 고통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산가족과 같은 아픔과 인간성 상실로 인한 허탈감으로 세월을 허송해야 했던 전쟁의 후유증에 수많은 사람들이 시달려야 했다.

불과 60여 년 전,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에 올라선 것은 기적에 가깝다. 그러나 이런 기적의 뒤에는 우리나라를 지켰던 숭고한 정신의 희생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호국정신이다.

백척간두 위기에 몰린 나라를 살리기 위한 그들의 호국정신이야 말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운 삶의 근원이 되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현충일과 6·25 전쟁, 29일 제2 연평해전 기념일 등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정신을 기리는 달이다. 적어도 이달만큼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정신과 보훈의 마음을 다듬어야 한다.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호국선열에 대한 고마움을 새기는 정신이 엷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특히 젊은이 사이에 호국에 대한 깊은 생각과 간절함이 예전같지 않아 걱정하는 기성세대가 많다. 평화와 번영, 그리고 안정의 이면에는 국가를 위해 몸을 던졌던 값진 희생이 있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존불망망(存不忘亡)이라 했다. 잘 나갈 때 망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마땅한 준비가 있다는 것은 인생을 사는 지혜이기도 하다. 더욱이 국가 안위와 관련해 유비무환의 정신은 나쁠 게 하나도 없다.

남북화해 무드와 북미정상 회담 등으로 남북 간 긴장감이 완화돼 있다. 남북 간이 평화적으로 인물적 교류를 진행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마음을 내려놓고 국가안위를 낙관할 수 있을 정도인지는 더 지켜보아야 한다.

오늘이 6·25전쟁 기념일이기에 역사의 현장에서 교훈의 참뜻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과거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미래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 6· 25전쟁은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