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표의 이합집산을 놓고 갖가지 심리적 효과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게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와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다.

밴드왜건 효과는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현상으로, ‘편승효과’라고도 한다. 선거판에서 밴드왜건 효과는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퍼레이드의 맨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밴드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것처럼 유권자의 사표(死票)방지 심리에 따라 승산이 있는 후보자를 더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게 되는 쏠림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각 선거 캠프에서나 후보자 별 지지자들은 SNS 등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 중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해 진짜 여론이라고 우기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는 투견판에서 지고 있는 개와 같이 스포츠 경기 등에서 약자의 편을 드는 것처럼 뒤지는 후보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경향을 가리킨다.

사실 밴드왜건 효과나 언더독 효과는 둘 다 국민의 진의를 왜곡할 수 있는 심리적 효과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일정기간 동안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금지하고 있다. 현행 우리나라 공직선거법 제 108조 1항에서는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각까지 선거에 관해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선거 여론조사에서 뒤쳐진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막판 대역전으로 당선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트루먼 효과(Truman effect)’란 말도 있다.

1948년 미국 대선에서 모든 여론조사기관, 언론, 심지어 민주당 후보인 해리 트루먼 대통령 자신도 패배를 예측했지만 트루먼의 대역전 당선으로 이어지면서 나온 용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유권자들을 사로잡은 심리적 효과는 어떤 효과였을까 곰곰이 되짚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지적 유희가 될 수 있겠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