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세정제 등에 쓰이는
5㎜미만 작은 플라스틱입자
정화시설에 걸러지지 않아
바다로 그대로 흘러들어
해양생물들 오염시키고
다시 인체로 돌아오는 악순환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생활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며 관련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전 세계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규제와 더불어 개개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마이크로비즈(microbeads)로 불리기도 하는 미세플라스틱(Micro plastics)은 5㎜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입자를 말한다. 처음부터 미세한 크기로 만들어지기도 하며, 기존 플라스틱 제품이 부서지면서 생성되기도 한다.

주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치약, 세정제, 스크럽제 등에 포함돼 사용돼 왔으며, 그 입자가 작아 하수정화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된다.

그 양도 엄청나다. 실제로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이 최근 사이언스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인간의 영향으로 자연환경에 퍼져나가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연간 3천190만t가량으로 추정되며, 연간 해양으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약 480만t에서 1천270만t에 달한다. 또한 태평양 한가운데에는 7만9천t가량의 거대한 쓰레기벨트가 형성돼 있고 이 쓰레기 대부분이 플라스틱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로 그 범위를 좁혀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유럽플라스틱제조자협회(EURO MAP)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로 조사국 63개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그 의존도가 높다. 여기에다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진이 네이처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세계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은 순위 2위와 3위에 한국의 인천∼경기 해안과 낙동강 하구가 각각 그 이름을 올렸다. 즉, 한국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현재 세계 상위권에 속해 있는 것.

반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먹이사슬의 끝에 위치한 인간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섭취한 해양생물들을 식량으로 이용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미지는 공포와 다름없다. 이에 미국에서는 지난 2015년 ‘마이크로비즈 청정해역 법안’을 통과시키며 물로 씻어내는 제품에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고, 스웨덴에서는 화장품에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우리나라도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2017년 7월부터 마이크로비즈가 함유된 제품의 생산 및 수입과 2017년 7월 이전 제조된 마이크로비즈 함유 제품의 판매를 금지시켰다.

그러나 해양생태계가 이미 미세플라스틱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이상 전문가들은 규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를 넘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해양 생태계의 유지 및 보존 등에 대한 범 국민적 관심과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는 것.

‘플라스틱 공해 퇴치’라는 주제로 최근 제23회 환경의 날 기념행사를 주관한 포항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연규식 상임대표는 “플라스틱은 미국에서 1869년 개발돼 현재까지 인간의 기술력과 삶의 질을 한 단계 올렸다는 극찬을 받아오며 지난 150년 동안 다양한 분야에 사용됐지만, 앞으로는 인체 건강 및 바다 생태계 유지, 그리고 환경 보존 등까지 고려한 추가적인 대안들에 대한 토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구에서 공존할 권리가 있는 생물들과 미래세대들을 위해 개개인부터 일회용 커피막대, 빨대, 비닐봉투 등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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