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철강공단에서 기름 탱크 폭발사고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1월 포스코 포항제철소 외주 파트너사 직원 4명이 숨진 산재사망 사건 이후 또다시 발생한 산재사고다.

특히 이번 사건도 산업안전보건법 등 현장 근로자들이 지켜야 할 기본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일어난 인재란 지적이 나와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의식 문제가 또 한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5일 오전 포항시 남구 포항철강산업단지 내에 비료와 시멘트 혼합제를 생산하는 (주)제철세라믹 포항공장 인근의 기름 탱크가 폭발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은 공장 측이 필요가 없어진 한 개의 기름 탱크를 폐기하기 위해 전문업체에 용역을 맡긴 상태였고,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철거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경찰 등의 조사에 의해 밝혀지겠지만 우선 드러난 사실로 미뤄보아 안전의식의 부재가 빌미가 된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기름 탱크 하단부분을 제거할 목적으로 파이프에 톱질 등을 하다 탱크 내 잔류해 있던 유증기와 찌꺼기가 스파크해 일어난 폭발로 추정된다”고 했다. 탱크 철거작업의 경우 내부물질을 모두 비워내고 잔유물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나 이번 사고는 기본적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포항고용지청 관계자도 “휘발성이 거의 없는 물질이지만 밀폐된 곳에서 날씨 등 특정 조건이 형성되면 발화할 수 있다”며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지난 1월 포스코 제철소 내 산소공장에서 외주근로자 4명이 질식사한 것도 인재였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근로자가 질식사를 막아줄 공기호흡기 등은 착용하지 않고 먼지를 걸러주는 방진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업한 사실만으로 안전의식이 부재했다는 비판이다.

포항철강산업단지 내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29일 레미콘 공장 내 재활용설비 작업장에서 작업하던 근로자가 기계에 몸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그에 앞서 A제강 포항공장에서 크레인 붕괴사고로 작업자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달에도 60대 근로자가 철판에 깔려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고용노동부 조사에도 대구경북 기업체의 1분기 재해율은 작년 동기보다 높게 나타났다. 재해자 수도 2천186명으로 지난해보다 183명이나 많았다.

사고가 날 때마다 안전을 외쳤으나 구호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무엇보다 기업이나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확 달라져야 한다. 감독기관도 보다 엄격한 관리를 해야 한다.

얼마전 포스코가 안전을 경영의 최고 가치로 삼고 안전 분야에 대한 예산 1조원 투자를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철강공단 등 지역기업도 안전의식 제고에 더한층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