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대표 지원 중단 방침에
TK 한국당 득실 계산 분주
내심으론 반기는 분위기
지지율 오를지는 미지수
나경원 의원엔 요청 쇄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13 지방선거 지원유세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결정에 한국당 대구·경북(TK) 후보들의 득실 계산이 복잡해졌다. 홍 대표는 5일 사전 예고된 대구 유세일정까지 중단함에 따라 TK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TK지역 후보자들은 그동안 홍 대표가 지원유세를 올 때마다 비공식적으로 “표 떨어진다”며 홍 대표 지원을 꺼리는 이른바 ‘홍준표 패싱론’을 거론해 왔다.

이로 인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권영진 대구시장과 한국당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가 홍 대표가 지원유세에 참석할 지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홍 대표가 지난 1일 포항과 구미를 방문할 당시 이 후보가 두 곳을 모두 방문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 후보 측도 사전 일정 탓에 홍 대표가 있는 포항 대신 구미로 일정을 부랴부랴 변경하기도 했다.

한국당 텃밭인 대구에서 유난히 홍준표 패싱론이 거셌다. 대구지역에 출마한 한국당 후보들 사이에서는 홍 대표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TK민심이 등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례로 홍 대표가 지난달 16일 대구 동구와 북구를 방문하고 난 뒤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앞서거나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역에 출마한 한국당 후보들은 이 같은 수치를 거론하며 “홍 대표의 지원유세가 한국당 후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대구지역에 출마한 한국당 후보들은 홍 대표 지원유세 중단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후문이다. 홍 대표의 자극적인 발언이 지역 후보보다 부각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한국당 관계자는 “정말 다행이다”며 “더 이상 표가 떨어지는 현상은 막을 수 있게 됐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6·13 지방선거를 지역 일꾼을 뽑는 인물 대결 위주로 갈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등으로 인해 당선을 자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홍 대표의 선거지원 유세 중단이 더 이상 표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 예측하면서도 지지도가 올라갈 가능성에 대해선 확답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 보수적 색채가 더 뚜렷한 경북의 경우 지역별로 홍 대표의 지원유세에 대한 반응이 엇갈린다. 경북지역 한국당 관계자는 “노년층 등에서는 ‘홍 대표처럼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말하는 시민도 있고, 반대로 홍 대표의 발언을 기피하는 시민도 있다”며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호불호가 확실하다”고 전했다.

당 대표가 지원유세 전면에서 빠지면서 TK지역에서는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의원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TK지역 출마자들의 나 의원에 대한 지원요청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나 의원이 TK지역 지원유세를 할 때마다 후보들 사이에서는“홍 대표보다 더 인기가 있다”,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같다”고 말한다. 나 의원이 지원유세를 하면 지역주민들이 나 의원 주위를 맴돌 뿐만 아니라 사진이라도 같이 찍으려고 주민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TK일부에선 “(나 의원 지원을 요청하려면)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TK지역 분위기 반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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