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대구은행은 지난 18일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김경룡 지주회장 직무대행을 차기 은행장으로 최종 내정했다. 이로써 DGB 대구은행은 외부출신의 김태오 지주회장 내정자와 함께 DGB 대구은행을 끌고 갈 새로운 수장의 진용을 갖추게 됐다. 두 사람은 이달 말과 내달 초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본격 경영에 나서게 된다. 작년 초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발단된 사건은 박인규 행장의 구속사태로 이어지면서 대구은행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몰아넣었다. 비자금 및 직원 채용비리 의혹, 수성구청 펀드 손실 등 각종 사건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대구은행의 이미지도 추락했다. 신뢰가 생명인 은행의 대외 신뢰도에 금이 갔고 직원들의 사기도 바닥에 떨어졌다. 직원들의 동요도 적잖았다.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등에 간여한 전현직 직원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지는 불운도 겪어야 한 것이다.

특히 대구은행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검경의 수사가 1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은행이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급변하는 새로운 금융환경에 대응해가야 할 은행의 에너지가 결집력을 잃었고, 조직도 크게 흔들렸다. 무엇보다 대구은행의 큰 자산이라 할 지역민이 가진 상실감은 되돌리기 어려운 손실이라 할 수 있다.

대구은행이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이게 된 배경에는 경영자들의 안일한 경영 자세가 원인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관행이라는 이유로 간과하거나 분별력을 가지려 하지 않았던 경영 태도를 꼬집은 지적이다. 내부의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 사유물처럼 생각했던 고질적 병폐가 오랫동안 은행 안에 도사려 왔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이번 사태도 조기에 수습되지 못하고 오히려 사태가 커진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진용을 갖추게 될 대구은행 지도부는 내부혁신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은행의 변화에 힘을 쏟고 경영을 혁신시켜 나가야 한다. 조직을 안정시키고 추락한 은행의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데 노심초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창립 때부터 대구은행과 함께 해 온 지역민에 대한 신뢰도를 빨리 되찾아야 한다. 이번 사태 과정에서 그들이 느낀 실망감을 회복시키고 은행에 대한 불신감도 불식시켜 나가야 한다.

오래전부터 “대구의 돈은 대구은행으로” 라고 할 만큼 지역민의 대구은행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어느 지역보다 컸다. 우리 지역의 특성이기도 하다. 대구은행 새 지도부는 글로벌 경영과 함께 지역은행으로서 역할에 더 많은 공헌을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말처럼 대구은행은 이번 사태에서 겪은 일련의 일을 반면교사 삼아 새롭게 도약하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지주회장과 은행장 투톱 체제의 조화로운 운영을 통해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