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경 림
외진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 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고 헤매고 다닐는지도 모른다
노 시인의 겸허한 생의 성찰 목소리를 듣는다. 한 생을 살면서 아꼈던 물건을 잃어버렸지만 그것을 모르고 있다가 어느 날 그것을 깨닫고 찾아보지만 찾지 못하는 것이 다반사다. 시인의 그런 고백의 목소리가 무겁고 잔잔한 감동을 준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겠다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