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악 비리 연루
지역 신인도 회복하고
실적 미미한 DGB생명 등
비은행권 경영 쇄신 집중

DGB금융지주가 새로운 수장으로 외부출신인 김태오 전 하나HSBC 사장을 내정함에 따라 조직쇄신과 신인도 회복,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 성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GB금융은 1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박인규 전 회장이 각종 비리연루로 DGB금융 전체의 도덕성이 훼손되면서 사실상 내부인사를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가운데 외부출신이 새 수장 내정돼 내부 쇄신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김 내정자는 최우선 과제인 조직쇄신과 내부개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 내부에서도 지난해부터 비자금 조성, 성추행, 채용비리 등 각종 사건사고로 창사 이래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조직 쇄신과 개혁을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 선임되길 바라는 분위기였다.

DGB금융지주 박인규 전 회장은 2014∼2016년 15명의 부정채용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회장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산 뒤 일명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하고 이중 9천400여만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처럼 DGB금융의 각종 비리연루로 DGB금융 전체의 도덕성이 훼손되면서 지역 신인도는 땅에 떨어진 상황이어서 김 내정자는 조직쇄신과 내부개혁을 통한 지역신인도 회복과 동시에 직원들의 꺾인 사기를 북돋우는 등 그룹 정상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어 그는 DGB금융 포트폴리오 중 주요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비중이 93%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DGB생명 등 계열사의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위한 비은행권의 역량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DGB금융지주의 올해 이자 이익 증가로 올해 1분기 큰 순익을 거뒀다.

그러나 대부분 주요 계열사인 대구은행을 중심으로 순익이 크게 늘고 비은행권 계열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은 91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를 기록했고, 이자이익이 3천425억 원으로 10%가 증가했다.

하지만 DGB금융지주의 전체 지주 순익 가운데 대구은행의 비중이 93%를 넘는 등 포트폴리오는 은행 기여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BNK금융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비중 87.1%와 JB금융의 은행 기여도는 74.6%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타 금융지주사들의 은행 기여도가 50∼60%대인 점을 감안하면 DGB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는 아주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DGB금융은 포트톨리오 재정비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적극 추진했으나 박 전 회장의 비리 의혹으로 인수작업이 공전상태가 됐다.

따라서 김 내정자는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에 돌입하는 등 실적이 미미한 비은행권 역량 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DGB금융 한 관계자는 “해결해야 할 굵직한 현안이 쌓여있는 만큼 외부출신 새 CEO에게는 내부 분위기 쇄신과 함께 신인도 회복 등 혁신적인 경영능력이 요구되고 있다”며 “금융지주 내 비은행권 경영 쇄신, 회장과 은행장의 역할 관계 정립도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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