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공방 -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 꿈틀로’ 탐방
<9> 다온메탈 윤정운 작가

▲ 다온메탈 윤정운 작가.

‘철강도시’포항은 스틸아트의 도시다. 포항 정체성의 한 요소인 스틸을 예술과 접목한 스틸아트페스티벌을 2012년부터 개최하고 있고, 스틸아트웨이, 스틸아트공방, 스틸아트디자인공모전 등 다양한 스틸아트 관련 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은 지역 정체성을 예술, 페스티벌과 창조적으로 융합한 드문 사례로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외 30여회 전시 등
왕성한 활동
자연 모티브 작품
다양한 생활소품 ‘매력’

이런 분위기에서 금속공예를 하는 작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꿈틀로의 다온메탈 윤정운 작가가 대표적이다. 윤 작가는 꽃과 풍경을 즐겨 그리며 국내외에서 30여 회의 전시회에 참여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던 서양화가다. 지난 2013년 어느 날, 딸과 대화를 나누던 중 딸이 금속공예가 좋아 보인다는 말 한 마디에 금속공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윤 작가는 어릴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딸의 말 한 마디가 숨겨진 예술적 본능을 자극한 것이다.

“금속이 겉으로 보기에는 딱딱하고 무겁고 차가운 것 같지만 작업에 몰두해 보면 부드럽고 가볍고 따뜻한 소재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또한 상감, 칠보 등 다양한 기법의 작업을 통해 반지, 목걸이, 브로지, 팔찌를 비롯해 여러 가지 생활소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금속공예의 큰 매력이지요.”

윤 작가는 화두를 잡으면 몰입하는 스타일이다. 지역에서 금속공예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남다른 열정으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 12월 꿈틀로 인근에 문을 연 스틸아트공방은 윤 작가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여기서 전문적인 교육도 받고, 다양한 작업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 윤정운作
▲ 윤정운作

지난해 7월에는 상감입사 금속공예 전통을 잇고 있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제35호 조각장 보유자 김용운의 전수생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인사동 리수갤러리에서 열린 ‘예술 처마 끝 풍경에서 말하다’전과 서울아트쇼에 작품을 선보였고, 디자인정책연구원이 주최한 현대주얼리디자인공모전과 경상북도 공예대전에서 입선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온메탈에 전시돼 있는 여러 작품 중 촛대 세트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연꽃과 연잎을 모티브로 한 촛대는 황동으로 만든 것이다. 구입을 원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윤 작가는 사양했다고 한다. 그만큼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 이렇듯 윤 작가는 자연을 금속으로 표현하는 작업에서 솜씨가 돋보인다. 꽃과 풍경을 즐겨 그렸던 서양화가의 본능이 금속의 세계에서도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

“다온메탈은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꿈꾸는 둥지랍니다.”

윤 작가는 꿈틀로에서 동료 작가들과 예술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시민들과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한다. 명실상부한 ‘스틸아트시티 포항’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뛰어난 금속공예가들이 많이 배출돼야 할 것이다. 윤 작가가 그러한 흐름을 이끌어가는 금속공예가가 되기를 기대한다. 반지 9∼10만 원, 목걸이 10만 원, 브로지 5만 원, 수저(은) 5만 원, 수저(황동) 5천 원.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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