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바라는 남북정상회담

이북5도민연합회 사무국장
북쪽 가족소식 이라도
들을 수 있었으면…

이북5도민 대구사무소 소장
이산가족 문제 논의
빠른 시일내 이뤄지길

대구시민 이모씨
北, 얼마나 신뢰줄지…
이벤트성 행사는 안돼

“실향민이셨던 아버님은 평소에도 북쪽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했으며, 고향 친구들과 만나면 술잔을 기울이며 고향이야기와 함께 눈시울을 적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함경남도 북청군이 고향인 부친을 중학교 시절 여읜 염길순(65)씨는 2018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26일 “종전선언 등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통일이) 평화롭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4후퇴 당시 북청에 가족을 남기고 남한으로 넘어온 부친과 경북 고령이 고향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현재 이북5도민연합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염씨는 “그동안 몇번 속았지만, 그래도 잘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북쪽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며 “최근 남북관계 소식을 접하면서 평소보다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향민 1, 2세대 대부분은 통일이 대한민국이 북을 흡수통일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방식을 보고 기대를 하면서도 또다시 북한의 전술에 말려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고향 방문과 친인척 상봉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우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소식이라도 들을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북5도민 대구사무소 김주철(58) 소장은 “부모님의 소원은 살아 생전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이런 바람이 이번 기회에 이루어지기를 원한다”며 “앞으로 정례회담은 물론 우선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해 이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털어놓았다.

11년 만에 이뤄지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민들도 역사적인 만남의 순간에 대한 기대감과 평화 통일의 계기가 되기를 염원했다.

황해도가 고향인 실향민 양모(87)씨는 “남북 정상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온 국민이 평화롭고, 자유롭게 남북을 서로 왕래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면서“하루빨리 남북이 오갈 수 있어 죽기전에 고향땅을 한번 밟았으면 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는 “내일 북의 최고지도자가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분단선을 넘어 남으로 온다”며 “70년 분단을 종식시킬 평화체제 합의가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창환(40·대구 북구)씨는 “오랜만의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개최되기를 기원한다”면서 “아마도 27일에는 하루 종일 TV앞에 있을 것 같다. 남과 북의 평화 및 공존을 바라보는 마음이 설레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아직 북한의 진심이 확인이 안된 만큼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반응도 보였다.

대구 달서구 용산동에 사는 이모씨(58)는 “이번 정상회담이 경직된 남북관계의 화해와 평화를 이끌어낼 전환점이란 점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그동안 북한이 보여 온 태도를 봤을 땐 얼마만큼 신뢰를 줄지 의문이 간다”면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온 국민에게 전쟁의 공포와 불안감을 사라지게 할 뿐 아니라 한반도에 영원한 평화가 깃드는 성공적인 회담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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