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태 대구본부 부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께.

이번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대구 경북 시·도 당사 항의방문은 물론이고 공천관리위원회가 강제로 점거되는 등 불협화음이 끊임없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공천 이후 경주시장 탈락후보 지지자 100여 명이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실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점령한 후 단식농성을 실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공관위 회의실이 탈락자 지지자들에게 점령당한 것과 단식농성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심각한 양상입니다.

여기에 대구 동구지역은 기초단체장 공천을 둘러싼 심각한 내홍에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에 불만을 표시하는 당협 운영위원들이 무더기로 탈당하겠다며 지구당을 항의 방문하고 경북 경산은 신·구 당협이 화합보다는 서로 힘겨루기를 할 정도로 지역 곳곳이 지뢰밭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을 맡기 전까지만 해도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 앉아서 전국의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2년 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해 지방선거 이후 당협위원장을 지역의 좋은 사람에게 이양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집토끼인 대구·경북을 다독이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동남풍을 일으키고 이 기세를 몰아 서울 수도권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 지역 공천 신청자들은 대부분 과거에 비해 당협위원장이 입김이 줄어든 비교적 공정한 공천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무언지는 모르지만, 변화의 조짐이 일 것으로 전망하는 등 희망을 품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2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홍 대표의 행보를 보면 당협위원장을 맡은 이후 지역에는 거의 내려오지 않았고 대부분 서울에 있는 것에서 집토끼마저도 제대로 다독이지 못하고 산토끼로 만들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지역에 오지도 않는 것은 거론치 않더라도 당협위원장의 당적마저도 대구 북을에 없으며 당협 관리도 인근의 정태옥 의원에게 일임해 버렸습니다. 이에 지역민들은 공당의 수장이 믿음과 신의를 지키지 않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트리며 상당한 실망감을 표현합니다.

특히 공천 탈락자들이 당협위원장의 사천이라거나 밀실공천 등등의 불만을 토로하지만, 홍 대표는 최근 “원래 공천은 사천이다”라고 답변해 달래기 보다는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행위로 비칩니다. 심지어 대구 동구청장 공천불만을 표시하는 공천탈락자와 지지자들에게 “해법이 있다”고 언급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해법은 보이지 않고 추측만 난무하게 하고 있습니다.

해법에 대한 해석도 각양각색으로 나오면서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분위기입니다.

그동안 대구·경북지역은 지역의 어른 격인 인사들이 미리 서로의 의견과 정보를 나누며 공천 후유증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지역에는 이런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홍 대표가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대구에 앉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겠다고 했을 때 지역민 대부분은 바로 과거 지역을 화합으로 이끈 어른의 모습을 기대했는지도 모릅니다.

이 같은 기대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모습은 그 이후 어떤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입니다.

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을 아실 것입니다.

정치에서 중요한 것이 믿음과 의리이고 이중에서도 백성의 믿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공자께서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