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美 경매서 낙찰 받아
9폭 나눠 그려진 것 중 한폭

[청도] 유출됐던 19세기 조선불화 ‘청도 운문사 칠성도(七星圖·사진)’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13일 해외 경매를 통해 들여온 ‘청도 운문사 칠성도’ 한 점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공개했다.

칠성도는 북두칠성 및 여러 별들을 형상화한 칠성신을 그린 불화로 18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돼 조선후기에 유행했다.

이번에 환수한 칠성도는 9폭에 나눠 그려진 것 중의 1점이며, 화기에 화승 위상(偉相)과 봉전(奉典) 스님이 조성해 운문사에 봉안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조계종 문화부에 따르면 1868년 조성된 운문사 관음전 ‘관음보살도’의 그림과도 일치해 이번 칠성도가 당시 조성됐을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또 운문사 주지 진광 스님은 1932년 3월16일 고시된 조선총독부 관보의 운문사 성보대장에 동치 7년(1868) 조성된 9점의 칠성도가 등재돼 있다고 전해 칠성도가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불화는 국외소재 문화재재단이 지난 2월 해외 경매에 나온 우리 문화재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알려졌고, 재단은 출품 사실을 조계종과 운문사에 알린 후 조계종 측과 운문사가 함께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지난 3월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경매에서 불화를 낙찰받은 후 지난 11일 국내에 환수됐다.

그림의 크기는 가로 74.3㎝, 세로 129.5㎝이며, 상하 2단 구도로 나눠 위쪽에는 병풍을 배경으로 가부좌한 칠성여래를 배치하고, 하단에는 연꽃대 양옆에 권속을 묘사돼 있다. 안정된 구도와 가볍고 화사한 색감이 특징이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인 종민 스님은 “불화의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며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고 신앙적 가치가 회복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운문사 주지인 진광 스님은 “운문사에 불화가 도착했다”며 “칠성각에는 다른 불화가 있어서 바로 봉안하지는 못하고, 추후 봉안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계종과 국외소재 문화재재단은 그동안 협업을 통해 외국으로 유출된 문화재를 환수해 왔다. 지난 2015년 순천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을 시작으로 남양주 석천암 ‘지장시왕도’, 고성 옥천사 ‘나한상’ 등이 두 기관의 노력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지건길 국외소재 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조계종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해외에 있는 불교 문화재를 국내로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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