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늙은 까마귀가 제 구실을 못하면 자식 까마귀가 먹을 것을 물어다가 제 어미에게 먹인다고 하여 까마귀를 자오(慈烏) 혹은 반포조(反哺鳥)라 불렀다. 어버이 은혜에 대한 자식의 지극한 효도를 반포지효(反哺之孝)라 부르는 것은 이 말에서 유래했다. 까마귀라는 하찮은 미물조차 부모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데, 사람의 도리로서 효(孝)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는 뜻이다.

부모에 대한 효심은 동서고금에서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유교사상에 들면 더욱 그렇다. 부모에 대한 효는 도덕적 규범의 기초이다. 살아생전에 부모를 잘 모시는 것은 물론이요, 돌아가서도 부모의 편안함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린다. 제사는 효 사상에서 출발한 조상에 대한 도덕적 예의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56년부터 5월 8일을 ‘어머니 날’로 지정해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미덕을 기리는 날로 삼아왔다. 그러나 해가 지나면서 ‘아버지 날’이 없다는 여론이 일자 1973년부터는 5월 8일을 어머니 아버지를 포함한 ‘어버이 날’로 명칭 변경하고 법정 기념일로 지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 ‘어버이 날’의 공휴일 지정에 대해 네티즌 간 찬반 논쟁이 뜨겁다는 소식이다.

공휴일 지정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나오면서 찬성여론과 더불어 반대여론도 만만찮음을 짐작케 한다. 아직은 이렇다 할 정부의 움직임은 없다. 그러나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 찬반논란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괜히 자식에게 짐이 되는 듯 한 기분이라 생각에 찬반논쟁 자체가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사회적 갈등보다 ‘어버이 날’의 참의미를 기리는 날이었으면 더 났지 않을까 싶다.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그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옛 선현들의 말처럼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를 자주 찾아 뵙지 못해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좋은 미풍양속 잊지 않는 우리의 전통을 살리는데 논쟁의 중심이 있어야겠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