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홍<br /><br />포항대 교수
▲ 김준홍 포항대 교수

요 며칠사이 포항에 내리 쬐는 봄볕이 어느 해 보다 따스하다.

영일만 모래 벌에 파일을 박은 지 50년, 반세기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포스코는 지난 1일, 권오준 회장이 포항에서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서의 미션과 비전을 발표했다. 포스코의 새로운 미션인 `Unlimit the Limit: Steel and Beyond`은 미래에는 철강뿐만 아니라 비철강분야에서도 강자가 되겠다는 `한계를 뛰어 넘어, 철강 그 이상으로`의 의미를 담고 있다. 포스코는 창립기념 비전선포식 바로 다음날인 2일, 정말 `통 큰` 위대한 선물을 포항지역 사회에 내놓았다.

포스코는 포항시와 상생협력강화 MOU를 통해 그동안 포항시가 오랜시간 앓고 있던 고민들을 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해준 것이다. 특히 문서로 명시한 6개의 약속 하나 하나가 쉽게 들어 줄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다.

포스코는 미래 신성장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포항지역을 기반으로 신소재, 신성장산업을 적극 발굴해 3년내 포항블루밸리국가산단 산업용지에 공장을 짓고, 포항의 방사광가속기 등 첨단 R&D 장비와 연구시설을 활용한 바이오산업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약속에 서명했다. 이는 지금까지 50년을 함께 해온 포항에서 미래 100년의 청사진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보여준 것이다.

또 포스코는 지진에 따른 포항의 상처가 빨리 아물도록 흥해 등 특별재난 재생지역 재건축사업 등에 적극 참여할 뿐 아니라 2022년까지 미세먼지 저감 등 대규모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런 시원시원한 지역협력사업 외에도 기존에 지속적으로 해오던 대 지역 사회사업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한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포항에 둥지를 튼 지난 50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미래 100년을 맞아 더 단단한 `동반자 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엿보인다. 장기간 이어지는 세계 철강경기 부진과 갈수록 높아지는 무역장벽 등 포스코가 직면하고 있는 자체적인 어려움이 많음에도 미래 비전을 선포하자마자 첫 사업으로 지역사회를 가장 먼저 품은 것이다.

포항시민은 어떤 이유든 포스코와의 50년 동행이 행복했고, 앞으로의 100년도 든든하리라 믿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기업이 그 지역사회에 절대적인 비중을 미치는 기업도시가 많다. 거제와 군산 등 기업이 떠나면 그 지역공동체도 함께 몰락한다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어려울 때 마다 힘이 돼 주는 포스코의 `희생과 베품의 실천`이 포항시민에게는 더 고맙다. 그동안 테크노파크와 환호공원 조성, 포항불빛축제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큰 기부를 해온 포스코의 이번 50주년 상생 종합선물은 파격을 넘어 포스코의 오랜 고심과 배려가 담겨있다.

포스코는 창사 이후 지금까지 지역사회의 성원과 협력 없이는 회사발전도 불가능하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기업활동에 의한 열매를 지역민들과 공유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펼쳐 왔다.

지난 2003년 창단한 포스코 자원봉사단과 패밀리사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에 베푼 자원봉사활동도 수백억, 수천억원의 금전적 지원보다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먼 길도 친구와 함께 가면 힘들지 않다”는 말이 있다. 이제 지역사회가 답할 차례다. 일방적인 수혜가 아니라 `상생(相生)`이라면 동반자의 고민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포항시 등 행정기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행정지원은 물론 포스코의 어려움이 있을 때 이를 함께 짊어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창립 50주년을 딛고 미래 100년을 함께 가자며 포항시민에게 상생의 손을 내밀어준 포스코에 포항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