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재경 경북학숙(가칭) 건립에 독자적으로 나선다. 그동안 대구시와 함께 재경 대경학숙 건립을 추진해 왔던 경북도는 대구시의 미온적 태도로 추진동력을 얻지 못하자 이번에 독자추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경북도는 4월 중 재경학숙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 10월에는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부지 매입비 150억원, 건축비 305억원 등 모두 45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규모로 400명(2인 1실 기준) 정도 수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2021년 개관을 목표로 했다.

재경학숙 건립 문제는 이미 10년 이상을 끌어온 지역 현안사업이다.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는 대구·경북 출신의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로 지역출신 인재 육성과 서민층 자녀의 교육지원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이다. 지난해 7월 대구경북시도민회가 중심이 돼 재경학숙 건립 문제를 다시 이슈화해 왔으나 대구·경북 간의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번에 경북도가 독자 추진으로 결정한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에는 이미 경기, 전남, 광주, 전북, 충북, 강원, 제주, 경남 등 8개 지방자치단체가 서울학사를 운영 중에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구 경북만 쏙 빠져 있는 것이다. 전남, 광주, 충북은 제2학사 건립에도 나서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2017년에 5천573명의 학생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진학했으며,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재경학숙 건립은 우리지역 인재육성이라는 큰 명분 안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 자녀들에게는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

대구시가 재경학숙 건립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경북과 여타지역에서 대구로 진학한 학생들을 위한 행복기숙사 건립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역인재 유출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일리도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우선순위를 따질 일은 아니라고 본다. 경제적으로 불리한 우리지역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학습여건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재경학숙 건립 문제는 이미 늦은 감이 있다. 또 타시도와 비교해 지역인재 육성에 소홀했다는 자체 반성도 있어야 할 문제다. 6월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많은 후보들이 재경학숙 건립에 적극적 동의를 표하는 것도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지역인재 육성이라는 대의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번 재경학숙 건립에 어떤 형태든 대구시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 대구경북은 한 뿌리임을 자랑한다. 특히 지역인재 양성에 양 지역이 공동체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은 교육 효과와 더불어 후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재정의 문제보다 상생과 공동체 차원에서의 접근법이 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