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매입시스템 비용 관련
국회 의원실에 답변 과정
정보처가 권 이사장 배제
독단으로 “12억 투자” 보고
감사실선 “한 푼도 안 써”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의 채권매입(매도)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국회 자료제출 및 답변 과정에서 공단 측이 허위보고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매입(매도) 시스템은 자동차 신규·이전 등록시 발생되는 채권을 지역 무관·무방문 처리토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축된 시스템이다. 이와 관련, 일부 공단 실무 부서장이 권병윤 이사장의 답변을 승인도 없이 언론에 제출하는 등 권 이사장을 배제한 것으로 드러나 왕따 의혹마저 일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내 교통정보처는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에 채권매입(매도) 시스템 구축에 12억원을 공단이 투자했다고 보고했으나 공단 내 감사실은 2012년 조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시스템 구축에 공단 투자비가 단 한 푼도 투입되지 않았다고 적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감사실의 후속조치 결과 보고서에서는 “시스템 귀속에 대한 조항을 규정하지 못해 시스템을 신규 구축(약 1년 소요)하거나 협약사가 구축·운영 중인 시스템의 유상 인수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공단은 의원실 자료제출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2017년 감사실 조사결과 보고서를 끝까지 숨기는 등 은폐해 온 것도 드러났다.

실제 공단은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에 보고한 채권매입 시스템 관련 설명 과정에서 권병윤 이사장에게 보고 없이 언론 인터뷰 답변서를 멋대로 작성해 전달하기도 했다. 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실에서 2017년 감사실 조사결과 보고서 제출을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공식적인 조사는 없었다”, “감사자료가 없다”고만 얼버무렸다.

이에 대해 권 이사장에게 2차 질의를 통해 채권매입시스템 구축에 교통정보처 주장대로 12억 원이 투자됐는지, 감사실 조사보고서대로 투자비가 한 푼도 없는 것인지에 대한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채권시스템 구축 투자비에 대해 공단 내 교통정보처와 감사실간의 의견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 질의에 대한 답변도 권 이사장 대신 교통정보처가 답변했다고 홍보팀 관계자는 밝혔다. 투자여부에 대해 권 이사장의 답변을 듣고 싶었으나 공단 교통정보처가 권 이사장을 답변서 결정선상에서 배제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본지가 확인취재를 위해 권 이사장에게 투자비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감사실 의견은 배제한 채 정보처가 `계속 투자를 했다`는 허위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나아가 권 이사장의 정확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교통정보처 및 홍보실에조차 권 이사장과의 접촉을 차단한 채 공식 답변조차 주지 않는 등 철저하게 권 이사장을 외부와 차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경북매일은 공단 교통정보처를 총괄하는 김임기 정보전략실장에게 “담당부처가 아닌 권 이사장의 답변을 듣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김 실장은 정작 “권 이사장의 답변”이라며 “권 이사장은 `절차대로 귀속조치를 취하겠다. 그리고 공단에서 투자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해도 된다”고 말했다. 급기야 홍보실에서 “권 이사장의 답변이 아니라 교통안전공단의 입장”이라고 정정을 요구하는 등 권 이사장의 공식입장을 놓고 내부 이견도 드러냈다.

일련의 과정으로 봤을 때 지난해 12월 이사장으로 취임한 권 이사장이 공단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공단 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공단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편, 권 이사장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본지가 15일까지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