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입지규제 최소구역
상업용지 2필지 외 모두 매각
경기침체·지진·철강관세 등
지역 맞닥뜨린 악재 많아
개발 가시화 아직 불투명

포항운하 내 상업용지 분양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개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 최초의 국토교통부 `입지규제 최소구역`인 포항운하내 상업용지에는 포항시가 주민 관광객을 위한 대형 주차장을 마련키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본격개발 전망과 관련해 매각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은 현 시점에서도 잔금납부가 완료되는 매수업체의 경우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등 개발을 위한 작업을 착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11.15 지진`, `미국발 철강 관세폭탄`등 포항지역 경제에 영향을 줄 각종 악재가 쏟아지면서 실제 개발 시기는 여전히 안갯속인 상황이다.

15일 LH 대구경북지역본부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운하 상업용지는 지난해 7월과 10월 1, 2차에 걸쳐 공개분양을 통한 매각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현재 전체 9개 블록, 28필지 3만3천443.9㎡ 중 8개 블록, 26필지 2만5천430.5㎡에 대한 매각절차가 완료됐다.

3.3㎡당 판매가격은 최저 406만원에서 최고 509만원으로 확인됐으며 유찰토지 2필지를 제외한 공급총액은 약 303억5천만원이다.

이번 분양에는 강원, 경남, 대구,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11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대부분 건설관련 업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매각토지 중 주차장용지로 배정된 1필지 2천296㎡는 포항시에서 74억원을 5년간 분할지급하는 조건으로 매입계약을 체결했다. 포항시는 다른 토지매수자들이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지 않았으나 인근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주차장이 필요하다는 민원을 꾸준히 제기함에 따라 이곳에 임시주차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임시주차장 조성에는 약 7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인데 시는 추가경정 예산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로 예산을 확보해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LH 측도 유찰된 필지 2곳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올해 안에 적합한 사업자를 찾아 모든 매각절차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이처럼 포항운하 상업용지는 뛰어난 입지환경과 저렴한 가격으로 투자자들로부터 각광받으며 2필지를 제외한 모든 용지를 판매했으나 정작 개발이라는 가장 중요한 단계를 어떻게 넘어설 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LH가 토지분양시 모든 토지에 5년 무이자 할부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매각계약 과정은 수월하게 진행됐으나 매입자 측이 5년간 분할납부하든, 일시금으로 납부하든 매입한 필지에 책정된 토지매입금 지불을 완전히 마무리지어야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지별 계약조건이 천차만별이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LH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토지매입금 납부가 완료된 필지는 단 1곳도 없어 이른 시점에 개발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토지매입 업체 측의 개발의지에 따라 잔금 납입 후 즉각 개발이라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와 지진, 철강경기 부진 등 지역 내 악재가 이어지면서 선뜻 개발에 나서려는 업체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포항운하 상업용지는 주변 시세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돼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며 “뿐만 아니라 입지규제 최소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부설주차장 조성 등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라 개발만 시작된다면 상당한 파급력을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LH 대구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1, 2차 분양이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됐으며 포항시와도 주차장부지 매도계약을 완료해 우려됐던 주차장 부족문제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최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부동산 경기침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지진과 같은 악재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업체들이 개발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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