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찬 호

새는 왜 앉아 있던 자리에

사상을 남기고

날아가는 것일까

헝크러진 꽃밭

부러진 꽃대궁에

왜 긴긴 나비의 헌사를

바치는 것일까

따스한 봄날 한나절을

털실로 뭉쳐 뜨락에 던져놓고

또 그것을 헝클고

뒹굴며 보내는 한나절

자, 비닐내를 꽁꽁 감춰 두었다

삶과 죽음 혹은 전쟁과 평화 중

어느 쪽 비린내를 먼저 찾아보겠니?

몇 가지 물음을 던지며 시인은 존재의 문제에 깊이 빠져들고 있음을 본다. 봄 한나절을 털실 한 묶음을 묶어 던지고 그의 인식은 그 털실과 함께 뒹굴며 존재에 대해, 아니, 이미 상실되어버린 존재의 실상을 찾고 있는지 모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