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공연계가 꽃피는 춘삼월을 맞아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극단 최운철 레퍼토리 시스템은 제12회 정기공연 및 제15회 경북연극제 참가작으로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4월5~6일까지 ‘도둑고양이’(최운철 작·연출)를 올린다.

이 연극은 ‘신용 불량’이라는 개인의 절제되지 못한 행동양식에서 치명적으로 사회적 매장에 이르는 문제를 가정한다.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나라 최대 재벌 기업 4성 그룹에 입사한 공수인과 역시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나라 최대 재벌 기업 4성 그룹에 입사한 김영심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공수인의 무분별한 애정 표현으로 세상의 변소 같고 쓰레기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공수인과 김영심은 같은 부서에 발령을 받고 서로의 외모에 반한다.

이른바 노예교재를 한다. 모든 교재비는 수인이 제공할 뿐 아니라 생활비도 제공한다.

자기의 연봉의 70%를 영심에게 제공한다는 계약을 체결한다.

결과 행복한 순간은 지나가고 수인은 신용불량자가 된다.

명예를 중요시하는 4성 그룹에서 강제 퇴직당하고 영심에게 마저 버림당한다.

노숙자가 되고 배가 고파 아파트 쓰레기통을 뒤지다 자기와 같은 동물 도둑고양이를 발견하고 치욕감에 부자들만 사는 쓰레기통을 뒤져 여자 혼자 사는 집으로 강도 행각을 하게 되는 수인의 모습은 우리 시대의 우울한 모습을 표현한다.

연출자 최운철씨는 “쓰레기장에 버려지는 음식찌꺼기를 먹고사는 도둑고양이의 이야기를 함께 고찰하며 의인화해 우리시대의 고민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이번 연극을 준비했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우리 사회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젊은 남녀들의 애정을 무대로 그곳에서 불거져 나오는 일탈적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웃을 수 밖에 없지만 그 웃음 뒤에 따라오는 비참함은 어쩔 수 없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공감대 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도둑고양이’를 통해 우리시대의 고민을 함께 해보아야 할 것이다.

극단 최운철 레퍼토리 시스템은 창작단막극 위주로 공연하는 지역 최초의 단만극 전문 극단으로 2000년 12월 창단이후 제철지곡초등교 교사로 대표와 연출자를 겸하고 있는 최운철씨의 풍부한 연출 경력 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출연 장미화, 정현돈, 김정형, 신동환, 박명숙씨 등 12명.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30분. 일반 5천원, 중·고등 학생 2천원, 초등학생 1천원.

24~28일 효자동 최운철 스튜디오, 4월5~6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문의 275-1416, 017-521-575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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