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농촌지역 청년단체
저출산·고령화 가속화로
신규회원 모집 힘들어져
나이제한 회칙 해마다 변경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젊은 세대를 의미하는 `청년`이라는 단어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청년들이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결성한 청년단체 소속 회원들의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면서 청년단체라는 간판까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젊은층의 지속적인 유출로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농촌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 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기준 도내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수는 51만3천99명으로 전체 인구(274만5천70명)의 18.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UN)은 65세 이상 비율이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이상이면 `고령사회`, 20%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경북지역이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연간 출생아수는 지난 2016년 기준 2만616명으로 전년대비 1천694명 감소하며 합계출산율(가입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이 1.396명에 불과했다.

이렇듯 저출산 및 고령화가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되면서 농촌지역 활성화를 위해 봉사, 기부 등의 활동을 펼치는 청년단체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

회원으로 활동할만한 청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회원모집이 점점 어려워지자 단체들은 정관 개정을 통해 제한연령을 높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남구 동해면을 무대로 활동하는 동해향토청년회는 최근 회원 연령제한을 기존 만 45세까지에서 만 50세까지로 변경했다. 전성기 시절 100명이 넘었던 회원 수가 현재 50명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장기면에 소재한 장기향토청년회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 단체는 전체 35명의 회원 중 50대 20여명, 60대 6명으로 50~60대 비율이 70%를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년회 측은 회원들의 동의 하에 최근 연령제한 규정 자체를 회칙에서 없앴다.

북구 청하면의 청하향토청년회도 전체 회원 45명 중 50대 이상이 15명으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단체도 최근 연령제한을 기존 만 50세에서 만 55세로 바꿨다.

경주, 영천 등 타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년 전 회원 수가 150명에 달했던 경주 내남면청년회는 현재 총 인원이 36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청년회 측은 신규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올해 총회를 통해 만 43세였던 연령제한을 높일 예정이다.

영천 임고면청년회도 총 인원이 40명 수준에 불과해 지난해 정관에 명시된 연령제한을 만 50세에서 53세로 늘렸다.

이들 청년단체들은 가입 가능한 연령을 높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농촌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탓에 신규회원 모집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서수 동해향토청년회 사무국장은 “청년회에 일할 사람이 없다”며 “나이가 드신 분들마저 별도 단체인 청년특우회로 넘어가고 있어 회원 수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는 지자체가 청년단체에 예산, 인력 등을 지원하지는 않고 있다”며 “다만 저출산 극복을 위한 캠페인, 신규 일자리 창출, 귀농 유치 등을 통해 저출산·고령화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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