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석 남

다른 때는 아니고

참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졌다고 생각하고 한참 만에 고개를 들며

거기 오동꽃이 피었다

살아온 날들이 아무런 기억에도 없다고, 어떡하면 좋은가….

그런 평화로움으로 고개를 들면 보라 보라 보라

오동꽃은 피었다 오오

무엇을 펼쳐서 이 꽃들을 받을 것인가

꽃은 언제 어디서나 피고 진다. 그러나 진정으로 꽃의 아름다움을 만나기란 그리 수월치만은 않다는 것이다. 어떤 마음으로 꽃을 만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그 답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참으로 마음이 평화롭고 여유로워졌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시의 뒷부분에서 그 감격과 떨림과 질문에서 시인의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