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형 영

꽃들 벙글고

잠자리떼 날고

강아지 조으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바닥만한

가을 햇볕에

흑요석을 깜박이며

아장아장 걸어오시는

우리 아가야

너는 보았니

네가 넘어질 때

네가 칭얼댈 떼

너를 안아주시는

그 분

너와 똑같이 생긴

그 분

우리가 험산준령 같은 인생길을 건너갈 때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과 손길이 있어 우리를 고난과 위험에서 건져준다고 믿을 때가 있다. 시인은 이런 잠언적 성찰을 통해 그 수호천사를 일러주고 있다. 투명한 종교적 심성의 세계를 가만히 펼쳐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