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훈<br /><br />경북도청본사취재본부장
▲ 이창훈 경북도청본사취재본부장

오는 6월 13일 치러지는 경북도교육감을 목표로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경북교육청 사상 최초로 진보교육감 후보 탄생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현재 경북도교육감에는 공식적인 출마자가 권전탁, 임종식 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안상섭 경북교육연구소장 등 3명이고, 7일 이경희 전 포항교육장이 출마선언을, 임인배 국회의원, 이찬교 전 영덕 축산중 교사도 조만간 선언할 예정이다. 이외 현 경북교육청 김준호 교육정책국장도 출마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고, 또 다른 후보도 몇 명 더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

이렇게 선거구도가 형성되면 최소 6~7명에서 많게는 8~9명으로 다자간 구도가 불가피하다. 이들 후보들 중 거의가 소위 보수로 분류되고 진보는 이찬교 후보가 유일하다. 이러한 구도가 끝까지 갈 경우 진보 쪽의 승리가 상당히 유력해 보인다.

후보들의 득표력을 살펴보자. 권전탁 이경희 임종식 후보는 전직 경북교육청 최고위간부 출신으로, 기존 교육가족 표의 분열이 예상된다. 안상섭 후보는 지난번 선거 때 총 21.11%를 득표했고, 포항지역에서 30%가 넘는 득표율을 올린만큼 이번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임인배 후보는 김천에서 국회의원을 세 번이나 역임한 만큼, 경북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바닥 민심은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진보후보인 이찬교 후보를 보자. 그는 36년간 교사로 봉직했고, 전교조 경북지부장 등을 역임했고, 특히 중요한 것은 단일화에 성공한 후보라는 점이다. 이렇게 다자 구도로 갈 경우 결과 예측이 어렵지 않다. 후보가 난립할 경우 30%의 전후 득표로 무난히 당선되는 시나리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를 한 번 보자. 17개 시도 중 경북과 대구, 울산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진보진영에서 당선됐다.

전통적으로 진보세가 강한 호남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중 인천(31.8%), 제주(33.2%), 충남(31.5%), 부산(34.6%) 등은 상대적으로 30% 초·중반대의 낮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강원(46.4%)과 충북(44.5%)은 오히려 40% 중반대의 높은 득표율이 나왔다. 이외 서울 39.0%, 경기 36.5%, 세종 38.1%, 경남 39.4% 등의 득표율을 보였다. 10곳의 진보 교육감 당선자 득표율 평균치는 평균 36~37% 정도다.

이를 되짚어 분석하면 적어도 득표율면에서는 진보 교육감을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가 지역에 따라 최소 55% 정도에서 최대 70% 가까이 이르렀다.

하지만 결국 당선은 진보에서 나왔다. 결론적으로 보수표의 분열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데 이의를 달기 어렵다.현 세태로 가면 당연히 진보후보가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교육감선거는 정당선거와 달리 무정당으로 각각 출마하다보니 정당의 룰이나 경선이 없어 컷오프가 되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것이다.

보수측에서는 이를 우려해 보수단일화를 제안하는 등 부산한 움직이다. 좋은 교육감 후보 추대 국민운동본부(교추본)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이 결코 쉬워보이지 않는다. 후보들 모두 한결같이 “자신은 교육감에 당선되기 위해서 출마했고, 단일화를 위해서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시간이 갈수록막대한 선거비용이 드는 관계로 이미 쓴 돈을 보전할 방법들이 없는 등 단일화의 길이 험난하기 때문이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면서 진보쪽에서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보수가 단일화되더라도 2~3명이 맞붙을 경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진보 쪽은 기존 충성심이 강한 27~28%의 고정표에다 민주당 집권 등 어느때보다 승리의 적기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감은 보수든 진보든 교육계를 가장 잘 이끌어갈 적임자가 선택돼야 한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지켜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