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영 신

가장 낮은 쪽으로 혈류를 타고

생은 중심에서부터 헐떡여왔다

초를 다투는 생명의 위험

한 바퀴를 돌아오면

그대보다 높은 자

한 발을 딛고 져버리는 오십오 초

생은 분과 시간으로 목마르다

한 순간도 쉼없이 돌아가는 시계를 보면서 시인은 우리네 인생을 읽어내고 있다. 세상의 모든 시계는 순방향으로 일정한 간격 돌고 있지만 우리네 인생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애쓰고 시간을 초월하려고 애쓰며 악쓰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시계처럼 일정하고, 규칙적이며 예측이 가능한 삶의 자세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