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정 윤

남들 다 가는 그 어디에서

결국 만날 수 밖에 없다면

내 삶도 크게 잘못 들어선 길은 아닐 텐데

바람처럼 지나가는 이 길에서

내 그림자의 모습이 너무 흔들리는 건

그들이 지나가며 일으킨 바람 탓인가

고개를 돌려도

보이는 건 다 알 수 있다

가슴 속 깊은 사랑으로 살아야지

인생은 길을 가는 것이라는 전제 아래 시인은 자신이 걸어온 길이 잘못된 길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 그림자가 흔들린 것을 남들이 지나가며 일으킨 바람 탓으로 자신의 그림자가 흔들린 것이라고, 소심하게 자기 위로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끝내는 죽음이라는 것에 이를 수 밖에 없는 허무한 인생이지만 그런 허무감을 가슴 속 깊은 사랑으로 극복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