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남과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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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01.11   게재일 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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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종<br /><br />경북대 교수·인문학부  
▲ 김규종

경북대 교수·인문학부

지난 9일 남과 북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회담을 진행했다. 오전 10시에 전체회의가 시작되어 저녁 8시 42분까지 모두 여덟 차례의 접촉을 경과함으로써 회담을 마무리한 것이다. 회담을 마친 남북은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방남,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당국회담 개최, 남북선언 존중의 3개항에 합의하고 공동 보도문을 발표했다.

북한은 다음 달 열리는 평창 올림픽에 선수단은 물론이고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 대규모의 방문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한다. 좋은 일이다. 상당기간 지속된 남북과 북미의 군사적 긴장상태가 완화될 조짐이 보인다. 참 좋은 일이다. 누가 뭐라 해도 남과 북의 문제는 당사자인 우리가 먼저 생각하고 행동해서 풀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른바 4대강국의 힘겨루기나 기싸움의 들러리가 되는 것은 한사코 피해야 한다.

어리석고 용렬하며 이해 타산적이고 패권적인 전임 수구정권들의 어처구니없는 대북정책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괴로워해야 했던가?! 잘 나가던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바보짓을 하면서도 `통일대박` 운운했던 권력자와 그 졸개들의 면면이 눈에 선하다. 그들은 일본의 아베에게는 앞 다퉈 무릎 꿇고 말도 안 되는 `위안부협상`을 하고, 아랍 에미리트와는 비밀군사협정을 맺어 유사시 한국군 파병(派兵)을 약속했다고 한다. 이래도 되는가?!

전임 대통령들의 이런 황당하고 패륜적인 행태를 우리는 `적폐(積弊)`라 부른다. 다수 국민은 한국사회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궁민(窮民)`으로 만든 수구세력의 적폐를 말끔하게 씻어내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세기 역사발전에 거대한 걸림돌이자 장애물로 작용하는 적폐세력을 청산하지 않으면 눈부시게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 시대를 선도(先導)하지는 못할망정 바짓가랑이 붙잡고 늘어지는 자들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

영화 `강철비`에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는 말한다. “국민들은 분단 자체보다 정치적 이득을 위해 분단을 이용하는 자들 때문에 더 고통 받는다!” 툭하면 안보, 안보, 안보를 떠들던 자들을 생각해보시라. 그자들이 말하는 안보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곰곰 돌이켜보시라. 국가안보는 국민들의 믿음과 나라 사랑에서 출발한다. 국가를 향한 국민들의 사랑과 믿음은 국민을 향한 최고 권력자와 지배세력의 사랑과 지혜에서 나온다.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다. 공자는 “넉넉한 식량(足食)과 든든한 군대(足兵), 백성들의 믿음(民信之矣)”이라 답한다. 세 가지 가운데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이냐고 자공이 묻는다. 공자는 군대라고 말한다. 남은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입니까, 하고 자공이 다시 묻는다. 공자는 단숨에 식량이라고 대답한다. “자고(自古)로 모든 사람은 죽었다. 그러나 백성들의 믿음이 없다면 국가는 존립할 수 없다!”고 공자는 논거를 제시한다.

마지막 말이 가슴을 울린다. “백성들의 믿음이 없다면 국가는 존립할 수 없다! 그것을 일컬어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 한다. 예전의 백성을 오늘날엔 국민 혹은 시민이라 부른다. 호칭이 어찌 됐든 우리는 안보를 팔아서 장사해먹은 정치가와 정치세력을 믿지 않는다. 남과 북이 얼굴 맞대고 긴장완화와 평화를 논한다니까 3개 야당 대표들이 득달같이 달려 나온다. 오죽했으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그들에게 꿀밤이라도 놔주고 싶다고 했을까?!

세계가 광속(光速)으로 질주하고 우리 국민들의 의식도 지난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해있는데, 오직 적폐세력의 우두머리들만 19세기 왕조시대에 머물러 있다. 군사적 긴장완화뿐 아니라, 이산가족상봉과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도 조속(早速)히 가능한 시대를 열었으면 한다. 안보 팔아 장사해먹는 부패, 무능, 타락, 패거리주의 적폐세력의 농간질도 이제는 영원히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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